'단짠' 금통위에 울고웃은 채권…환율은 '실망감'에 1370원대 직행

긴축기조 ''장기화'' 문구 삭제에 국고채 금리, 3.3%대로 밀려
"하반기 금리 인하 예단 어렵다"에 다시 3.4%대
''개입 의지'' 없는 기자회견 끝나자 환율 1370원 찍어
외환시장 "예상 뒤집은 총재 발언…1370원대 용인으로 해석"
환율 1차 저...
  • 등록 2024-04-12 오후 4:38:26

    수정 2024-04-12 오후 4:38:26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출처: 한은)
[이데일리 최정희 이정윤 유준하 기자] 12일 채권시장은 ‘단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울고 웃었다. 채권시장은 긴축기조 기간을 의미하는 ‘장기간’이란 통화정책방향 문구가 삭제되자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3%대로 뚝 떨어지며 환호했다. 그러나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을 거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됐다. 채권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이날 외환시장은 실망감이 컸다. 원·달러 환율이 1360원대를 찍었음에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선진국형 외환시장 구조’를 언급하는 등 개입 의지가 없는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환율은 이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1370원대를 향해 직진했다. 환율 1400원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국고채 3년물 금리 장중 흐름(출처: 마켓포인트)


◇ ‘통방문구’보고 환호하던 채권시장, 뚜껑 여니 ‘매파’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3~3.4%대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였으나 이 총재 발언 한 마디 한 마디에 춤을 췄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이뤄진 후 오전 10시 반께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한다’는 문구에서 ‘장기간’이 빠진 것이 확인되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43%대에서 3.393%까지 밀렸다.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채권시장은 환호했다. 2월 금통위 때보다 더 ‘비둘기’(완화 선호)로 바뀐 한은의 메시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지연으로 뚝 떨어졌던 국고채 저가 매수를 불러오는 듯 했다.

그러나 이 총재의 기자회견이 시작된 이후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옅어졌다. 이 총재가 “주요국 통화정책과의 탈동조화”발언을 할 때는 국고채 금리가 좀 밀렸다가 “하반기 금리 인하 예단 어렵다”고 할 때는 다시 오르는 등 출렁였다. 기자회견 이후 전문가들의 전망치가 대거 수정됐다. 2월까지만 해도 ‘5월 금리 인하 소수의견, 7월 금리 인하’였으나 이제는 ‘7월 금리 인하 소수의견, 8월 금리 인하’로 바뀌었다. 금리 인하 횟수도 연내 3회에서 1~2회로 축소됐다.

이 총재는 하반기 금리 인하와 관련 자료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금리 인하 시그널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는 “5~6월 전 세계 경기와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결정, 두 번 정도의 데이터를 보고 확신을 가진 후 하반기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에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는지 확인하고 이에 따른 환율 영향도 살펴보고 국제유가 흐름도 본 뒤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한은 2월 전망한대로 2.3%로 내려가는지를 더 살펴본 후에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켤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한 자산운용사 채권딜러는 “통방문구를 봐서는 상당히 도비시(비둘기·완화 선호)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게 사실이나 기자회견을 보니 지난달보다 오히려 호키시(매파·긴축 선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탈동조화, 긴축 기조 기간 ‘장기간’ 삭제 등 비둘기로 해석될 요인들에 집중하며 6.3bp(1bp=0.01%포인트) 하락한 3.403%에 최종 호가됐다. 나흘 만에 금리 하락이지만 미국 물가쇼크 이전 수준인 3.3%대로는 복귀하지 못했다.

출처: 마켓포인트


◇ “총재 발언 시장 예상 깼다”, 환율 1370원대 직진

외환시장은 채권시장과는 다르게 원화 약세 흐름이 깊어졌다. 최근 환율 저항선인 1350원, 1360원이 쉽게 뚫리면서 환율의 뚜렷한 하락 재료는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었다. 그러나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환율 상승에 대해 “달러 강세 영향으로 우리나라만 환율이 절하되는 것이 아니다. 해외 순자산이 늘어나는 등 선진국형 외환시장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달러 강세 속에 중국, 일본 등 주변국 통화 약세의 영향에 원화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절하되는 면이 있지 않나 유심히 보고 있다”고도 밝혔으나 시장은 이 총재의 전반적인 발언을 환율의 개입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기자회견이 끝나고 난 후 환율은 1370원을 넘어서며 장중 1375.5원까지 올라섰다. 마감가도 1375.4원으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시장에서는 환율 상단이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총재가 예상을 뒤집었다. 총재 발언이 나오고 달러 매수가 자신감 있게 나왔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선 환율이 1378원까지 올라섰다”며 “외환당국이 당분간 이 레벨을 용인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유일한 환율 하락재료는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었는데 상단이 많이 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에선 환율이 1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딜러는 “환율이 1380원 근처에 와 있기 때문에 1400원까지는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4월에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나타나 원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이라며 “환율의 1차 상단은 1380원이고 이 저항선을 뚫으면 오버슈팅할 경우 1400원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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