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AI 동원해 영상 베꼈다…유튜브 표절 논란

유명 유튜버 고발 영상에 조회수 이틀만에 200만 돌파
AI로 인기 영상·키워드 찾고, 대본 추출까지
전문가, 저작권 침해 소지 지적
"조금 변형한 2차 저작물도 저작권 침해"
"결국 윤리 문제…'AI 리터러시' 필요"
  • 등록 2023-02-17 오후 5:53:46

    수정 2023-02-17 오후 5:53:46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한 유명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이 인공지능(AI)을 통해 표절되고 있다는 고발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AI를 이용한 표절 문제가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AI 사용률이 높아지는 데 따른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14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과학·영화 유튜버 ‘리뷰엉이’가 올린 ‘제 유튜브가 도둑질당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 조회수는 17일 현재 209만회를 돌파했다. 이틀만에 댓글도 1만5000여 개가 달렸다.

고발 영상에 따르면, 리뷰엉이는 유튜버 A씨가 자신이 만든 영상과 섬네일, 대본까지 유사한 영상을 연달아 업로드한 것을 발견됐다. A씨 스스로도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노아AI, 클로바노트, 뤼튼 3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표절 방법까지 설명했다. 리뷰엉이는 “표현법을 조금 바꾸고 글의 순서를 섞였을 뿐 저의 대본을 복사 붙여넣기 해간 수준”이라며 댓글로 스크립트를 비교하는 내용이 담긴 링크를 남겼다. “3시간이면 대본을 작성한다”는 A씨의 말에 리뷰엉이는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고도 했다.

빨간색 글씨가 ‘리뷰엉이’의 스크립트. 사진은 리뷰엉이 유튜브 채널 캡처.


AI 프로그램은 유튜브 영상 표절에 어떻게 쓰였을까. A씨가 “유튜브 영상 제작의 시작점”이라고 표현한 노아AI는 유튜브 조회 수와 제목 등 데이터를 모아 인기가 많은 영상과 키워드를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으로 표절 대상을 물색하는 데 쓰였다.

대본 추출에는 대화에 등장하는 참석자의 목소리까지 구분하며 대화를 텍스트로 바꿔주는 네이버의 AI 녹음 앱 클로바노트가 사용됐다. 이런 식으로 수집한 텍스트 파일은 여러 가지 글의 초안을 생성해주는 ‘뤼튼’ AI로 조금씩 변형했다. AI로 영상 전체 대본을 베낀 뒤 유사한 이미지를 넣어 콘텐츠를 만들어낸 것이다.

A씨가 “피해를 본 유튜버들에게 사과드린다”며 영상을 모두 지운 상태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장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법조계에 따르면 보통 저작권 침해 여부는 ‘개작의 정도’로 따진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쉽게 말해 10% 정도 변형하면 복제, 30~40% 바꾸면 2차 저작물, 동일성을 상실할 정도로 개작하면 독립 저작물로 구분하며 2차 저작물까지를 저작권 침해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에 관계없이 한 장면만 가져가도 완전히 똑같을 경우엔 저작권 침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 AI로 표절이 더 쉬워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AI 활용이 확산하는 만큼 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AI의 문제라기보다 결국 윤리의 문제”라며 “개발자 뿐 아니라 사용자를 포함해 AI 리터러시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튜브 고객센터 페이지를 보면, 유튜브는 저작권 분쟁을 중재하진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유효한 저작권 삭제 요청이 접수되면 법에 따라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고, 유효한 반론 통지가 접수되면 삭제를 요청한 당사자에게 이를 전달한다”며 “그 후 법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관련 당사자의 책임”이라는 게 유튜브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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