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내 일회용 컵…스벅은 안되고 동네 카페는 되고

환경부, 1일부터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제한
한쪽선 일회용컵 들고 카페 밖으로 내몰린 고객
다른 카페에선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 들고 마셔
편의점 컵라면은 되고 즉석식품은 안 되고
점주 "적용 대상 잘 모르겠고, 고객들도 몰라"
  • 등록 2022-04-01 오후 3:32:20

    수정 2022-04-01 오후 3:41:04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1일 점심시간 서울 여의도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앞. 인근 회사 직원들이 일회용컵에 커피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 있다. 점심 식사 후 잠깐 카페에 들러 담소를 나누려했지만 매장 내 일회용품 제한으로 문 밖으로 내몰린 것이다. 30대 A씨는 “보통은 식사 후 10~20분 정도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회사로 들어가기 때문에 일회용컵으로 받았는데, 짧은 시간도 앉아 있을 수도 없다고 해 밖으로 나왔다”며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지만, 날씨가 궂은 날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 일회용컵이 쌓여있다.(사진=뉴스1)
환경부가 1일부터 식품접객업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시행하면서 서울 곳곳 카페와 편의점에서는 적지 않은 혼란이 빚어진 모습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대체로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 제한이라는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각 점포와 고객들의 혼란과 불필요한 손해를 막기 위해 좀 더 보완된 제도와 대대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비슷한 시각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앞선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매장 곳곳에 일회용컵을 들고 커피를 마시는 고객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직원에게 사정을 묻자 “금방 나가신다고 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동네 카페의 경우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더 자주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9시에 찾은 서울 강서구 한 카페 직원은 “우리 카페는 다회용컵 없이 일회용컵으로만 영업을 해왔다”며 “서둘러 구매를 하긴 했는데 매장 크기가 작아 설거지와 건조 공간 역시 좁아서 다회용컵을 많이 준비 못했다”고 토로했다.

혼란은 편의점에서도 빚어졌다. 편의점은 통상 종합소매업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다양한 즉석식품을 구비하며 휴게음식업으로도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을 수 있지만 즉석식품은 규제 대상이다. 문제는 치킨과 핫도그, 핫바 등 튀김류를 비롯해 피자와 군고구마, 호빵, 어묵 등 즉석식품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이에 따라 제공되는 나무젓가락부터 일회용기, 포장지, 트레이 등 일회용품도 많다는 점이다. 환경부의 세부적인 규칙이 없어 일대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인근에 고등학교가 있어 평소 점심시간에 즉석식품을 먹으려는 학생들이 많다는 서울 중구 한 편의점에 들어서니 매장 한켠에 마련된 5~6개 테이블이 텅텅 비어 있었다. 해당 편의점주는 “다른 가맹점주들과도 연락을 하며 지내는데 각 즉석식품마다 포장지나 트레이,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을 어떤 건 줄 수 있고, 어떤 건 줄 수 없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일부 점주들은 아예 매장 내 취식 금지를 생각하고 있다더라”라고 말했다.

이 점주는 이어 “정부가 홍보도 그렇고, 준비를 많이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즉석식품은 물론 컵라면이나 도시락을 사려는 사람도 크게 줄었다”면서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된다는 말만 듣고 고객들이 컵라면이나 도시락도 안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컵라면과 도시락의 경우 휴게음식업 등록을 하지 않은 편의점에서도 판매 가능한 상품이다. 이번 규칙 시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매장 내 취식이나 나무젓가락 제공이 모두 가능하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규칙을 당분간 계도 위주로 운영하기로 하고, 위반에 따른 과태료 처분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환경부는 이날부터 규칙 위반시 50만~200만원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지만 업계 반발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반대 발언에 방침을 바꾼 결과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하필이면 왜 지금 이 조치를 시행하는지 모르겠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일회용컵 사용에 대한 규제를 유예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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