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에 투자한 헤지펀드 웃었다…수익률 배가 넘네

헤지펀드 업계 전체 수익률 8% 크게 웃돌아
기후변화로 캣본드 발행 급증…작년 60조원어치 발행
고위험·고수익에도 헤지펀드 대체투자 자산으로 인기
  • 등록 2024-01-22 오후 2:44:34

    수정 2024-01-22 오후 7:15:57

허리케인 이안이 휩쓸고간지 하루가 지난 2022년 9월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의 파손된 가옥과 잔해들의 모습. (사진=A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해 헤지펀드들이 홍수나 태풍 등 재난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주는 채권, 일명 ‘캣본드’(Catastrophe bond·재난 채권)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공개 자료, 외부 추정치 및 내부 소식통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헤지펀드 테넉스 캐피털, 텐전시 캐피털, 페르마 캐피털이 관리하는 기후위기 재난 관련 펀드들은 지난해 캣본드에 투자해 업계 벤치마크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자산 데이터를 제공하는 컨설팅 회사 프리퀸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의 지난해 캣본드 수익률은 14% 이상이다.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글로벌 캣본드 성과지수’의 수익률은 무려 19.7%에 달했다. 이는 프리퀸이 집계한 헤지펀드 업계 전체 수익률(8%)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캣본드란 보험사가 자연재해, 기후변화 등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한 뒤 해당 상품에 대한 위험을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분산시키는 구조의 채권이다. 재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재해가 발생하면 금리가 높아지는, 즉 확률에 의존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그럼에도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상당수 헤지펀드들이 대체투자 차원에서 캣본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고 있다.

캣본드는 손실 위험이 커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금리 대비 연 6~8%포인트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데, 지난해에는 이 스프레드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테넉스 캐피털의 토비 푸그헤 애널리스트는 “캣본드가 처음으로 발행됐던 1990년대 이후로 이런 시장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테넉스 캐피털은 지난해 캣본드 투자에서 약 18%의 수익을 거뒀다.

캣본드 시장은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캣본드 발행 규모는 164억달러(약 22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발행 규모도 역대 최대인 450억달러(약 60조원)로 집계됐다. 주요 캣본드 발행사 중 한 곳인 세계은행은 10억달러인 현재 발행 규모를 향후 5년 간 50억달러로 5배 늘릴 예정이다.

기후변화가 캣본드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주된 이유로 꼽혔다. 예상치 못한 재난이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보험금을 인상하는 것 외에도 채권 발행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스위스리에 따르면 2022년 9월 허리케인 ‘이언’이 미 플로리다를 강타한 이후 주택보험 가입 수요가 기존 8%에서 20%로 급증했다.

텐전시 캐피털의 도미니크 하게도른 공동창립자는 “지난 12∼18개월 동안 캣본드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관심이 매우 큰 폭 증가했다”며 “현재 (미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어느 정도인지를 감안하면 (관심이 집중되는) 현재와 같은 상태가 앞으로 1년 정도 유지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에도 대규모 재난은 발생할 것으로 낙관하며 10∼12%의 수익률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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