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산불 꺼졌다…뜬 눈으로 밤샌 상계동 주민들 '안도'

독거노인들 아파트 복도서 함께 모여 불안함 떨쳐내
국민안전처 재난 문자·지인들 안부 문자에 '감사'
  • 등록 2017-06-02 오후 2:47:54

    수정 2017-06-02 오후 3:52:27

[이데일리 유현욱 권오석 기자] 지난 1일 오후 9시 8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귀임봉 5부 능선에서 난 불은 축구장 5.5배 크기(3만 9600㎡·2일 오전 3시 기준)에 달하는 임야를 태우고 13시간 만에 사실상 완전히 꺼졌다. 수락산 인근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새 소방당국의 진화작업을 지켜봤다.

2일 오전 수락산 화재현장 주변에 나온 주민들은 전날 밤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자칫 바람이 산 아래 아파트를 향해 불었다면 큰일 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는 홀로 사는 노인이 적지 않아 이들은 한자리에 모여 함께 불안함을 떨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임승자(76·여)씨는 "다들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같이 복도에 모여 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잔불 제거에 여념 없는 소방관들에게 완진 때까지 조금만 더 힘써달라며 응원했다. 전날 밤늦게 상계동 먹자골목 주변에 현장지휘본부가 차려지자 주민들은 소방관들에게 마실 물 등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원구청 직원들 역시 간이 소화기를 짊어지고 화재 현장에 나타나 소방당국을 지원했다.

소방당국이 이른 아침 투입한 헬기 소리에 잠이 깼다는 한 주민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최대한 빨리 진화 작업에 나서줘 감사하다”며 “잔불 정리도 세심히 해 마지막 불씨까지 완전히 없애줬으면 한다”고 했다.

배순복(64·여)씨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집에 있는 비상식량 등을 챙겨 불시에 바로 피신할 수 있도록 짐을 챙겨야 하나 고민도 했다"며 "밤에는 연기가 하도 치솟아서 매우 큰 화재인 줄 알았는데 직접 살펴보니 생각만큼 큰 화재는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탄내가 진동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화재 현장에는 마스크를 쓴 주민이 눈에 띄기도 했다.

무속인이 켜놓고 간 촛불이 화재 원인이 아니냐고 지목하는 주민도 있었다. 김종복(72)씨는 "두 달 전에도 작은 화재가 나기도 했는데 화재가 반복되는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며 "잇따른 화재 사고로 등산객이 부쩍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안전처가 화재 발생 직후 발송한 재난문자 덕분에 안도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이모(51·여)씨는 “정부가 발 빠르게 대처해 줘 안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지인들에게서 안부 전화나 문자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감사해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 조모(76·여)씨는 “평상시처럼 일찍 자고 있는데 막내아들이 전화해 수락산에서 불이 났다며 괜찮느냐고 하더라"며 "이어 새벽 2시가 넘어서 큰불이 잡혔다는 내용의 문자가 보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서울 노원소방서는 이날 오전 10시 52분 잔불 제거 작업을 마무리한 후 불씨 감시 단계에 들어갔다. 이후 오후 5시까지 불씨가 나타나지 않으면 완진을 선언하기로 했다.

소방대원들이 2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서 잔불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1일 오후 9시 8분 수락산 귀임봉 5부 능선에 난 불은 13시간 만인 오전 10시 52분 사실상 완전히 꺼졌다. (사진=연합뉴스) »çÁøºÎ°ø¿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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