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문석)는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62)씨 선고공판에서 롯데 뇌물 혐의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
법원 “내부 문건 통해 단독면담서 면세점 대화 있었다 판단”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 사이에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청와대 내부 문서와 롯데 내부 문건이 제시됐다. 이들 문건을 통해 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재취득이 롯데 현안이라는 점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신 회장의 공통된 인식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단독면담의 성격과 시기, 월드타워면세점 현안의 중요성, 청와대 말씀자료, 롯데 내부의 ‘미팅자료’ 등을 종합하면, 단독면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면세점에 대한 대화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냈다.
그러면서 롯데의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 추가 지원에 대해서도 “부정한 청탁 대상인 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해 직무집행의 대가관계에 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
신동빈, 2심서 변호인 대폭 강화…檢 “다른 총수와 달리 직접 로비”
신 회장 측은 항소심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당시 면세점 현안에 대한 대화가 없었고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에 대해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죄 판결의 핵심 증언을 한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증인으로 불러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파상공세를 펴는 등 변론에 총력을 기울였다.
변호인단도 대폭 강화했다. 기존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에선 전관 출신 변호사가 추가로 합류했고, 대법원 사법정책실장을 역임한 이광범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LKB파트너스도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신 회장 자신도 수차례 직접 발언을 통해 “단독 면담에서 스포츠 전반 지원 요청을 받고 정부 시책에 적극 협조한 것”이라며 “뇌물을 제공 혐의로 기소되고 구속됐다. 납득이 안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같은 신 회장 측 주장에 대해 “다른 그룹 총수들과 달리 신 회장은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본부 최고위급 임원에게 안 전 수석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하게 했다. 스스로도 정희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나 안 전 수석 등을 만나 관련 도움을 부탁하기도 했다”고 일축했다.
신 회장 재판은 항소심 들어 뇌물사건과 기존 경영비리 사건이 병합됐다. 검찰은 오는 29일 예정된 결심공판에서 중형을 구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심에선 경영비리 혐의에 대해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 국정농단 혐의에 대해 징역 4년에 추징금 70억원의 구형량이 제시됐다. 판결 선고는 신 회장의 구속만기 직전인 10월 첫째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