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크기 '인공 지문'으로 사물인터넷 기기 보안 강화한다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지문과 같이 매번 다른 형태를 형성하는 무작위적인 분자조립 나노 패턴을 이용해 새로운 사물인터넷 보안·인증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상욱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김봉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로봇기계전자공학과 교수,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과 이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국내 연구진이 사물인터넷 보안·인증 기술을 개발했다.(왼쪽부터) 김장환 KAIST 박사,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 김봉훈 DGIST 교수, 김상욱 KAIST 교수.(사진=KAIST)

사물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기기들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됐지만 기기 해킹 소식도 종종 전해지고 있다. 흔히 사람의 지문이나 핸드폰 등에서 제공해주는 QR 패턴으로 인증하지만 크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커서 쉽게 복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QR코드도 사용할 때마다 매번 다른 패턴을 형성하기 때문에 복제하기 어렵지만 새로 패턴이 생길 때마다 무선통신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와 달리 분자조립 나노 패턴 기술을 이용해 서로 다른 모양을 가지는 수십억 개의 나노 패턴을 싸게 만들고, 보안 수준을 높게 유지하도록 했다. 초고속 인증도 가능하게 했다. 크기까지 나노 크기로 줄여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소자나 초소형 장치, 개미, 박테리아에 부착해 미생물 인식 칩으로 쓸 가능성도 제시했다.

앞으로 복제 방지를 위한 다양한 하드웨어 인증시스템에 쓰거나 전자기 펄스(EMP) 공격과 같은 최첨단 무기 체계에도 군사·국가 안보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전자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지난달 26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