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70% 가까이를 민간 소비가 지탱해주고 있다면 그 소비의 30% 가량이 11월 중순부터 12월말까지 집중되기 때문이다. 소비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소매업체들도 채용을 늘리기 마련이다.
올해 연말 홀리데이 시즌이 기대를 모으는 것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연말 대목장(場)다운 분위기가 난다는 점 때문이다.
전미소매업협회(NRF)와 컨설팅업체 딜로이트 등은 올해 연말 홀리데이 시즌 소매업체 매출이 작년보다 4%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딜로이트 설문에서 “전년도에 비해 연말 소비를 더 늘리겠다”고 답한 비율은 올해 15%로 지난해(13%)보다 2%포인트 늘어났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8%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소매업체 채용규모도 역대 처음으로 8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가계는 평균적으로 한 해 1200갤런 정도 휘발유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유가 수준을 감안하면 연간 400달러 정도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난방유 가격도 15% 가까이 추락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휘발유 가격과 난방유 가격 하락 등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이 4분기에만 0.5%포인트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내년에는 연간 소비 지출이 700억달러(약 77조3920억원) 더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더글러스 R. 오버헬먼 캐터필러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유가가 배럴당 75~95달러 수준에서 계속 머문다면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의회가 내놓는 그 어떤 부양책보다 도움이 클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이미 미국 경제는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연준도 지난달 미국 경제가 돌풀기를 멈춰도 돌아갈 만큼 건강해졌다고 공식 선언했다. 실제 미국에서 지난 9월과 지난달 실업률이 각각 5.9%와 5.8%를 기록하며 고용시장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주춤하던 소매판매도 지난달 전월대비 0.3%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3분기에 3.5% 성장한 미국 GDP가 4분기에 2.7%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연간 2.2% 성장이 가능해진다.
더글러스 던컨 페니매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경제가 연말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그 덕에 연간 2%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