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한 미국 기자의 질문에 지난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그 회담 전 일본 지도자가 보인 여러 약속들이 있다. 무라야마나 고노 담화를 역대 정부와 같이 계승하고, 위안부 피해자분들에 대해서 뭔가 성의있는 해결을 위해 힘쓰겠다는 그런 얘기들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모처럼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한 합의가 이뤄진 마당에 이것이 모멘텀을 잃으면 안 되지 않겠느냐”라며 “이를 살려나가려면 다른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없이 아베 신조 총리가 약속한 부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한·일 외교부 국장급이 실질적인 대안을 갖고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해나갈 때 신뢰의 끈이 다시 연결되면서 그때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수 있는데, 이런 부분부터 만약에 잘 안 된다고 한다면 최소한의 모멘텀도 살려나가기 어렵겠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는 매우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아베 총리와 일본국민들도 과거에 대해서 보다 솔직하게 그리고 공정하게 이해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직후 제3국인 일본이 얽혀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끔찍하고 지독하다(terrible and egregious)’는 표현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곧 “하지만 제가 일본과 한국 국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기도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우리가 전쟁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아닐까 싶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교훈을 얻어 앞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과거사 갈등 해법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일본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강조한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미래’에 방점을 찍으며 온도차를 드러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