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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시민단체 출신으로 대기업을 향해 쓴소리를 해왔다. 특히 홍 장관 임명으로 장 실장과 김 위원장의 ‘경제 개혁 투톱’ 체제가 ‘재벌 개혁 삼각편대’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세 사람은 모두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에 힘써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장 실장과 김 위원장은 참여연대에서, 홍 장관은 경실련에서 활동하며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지적하는 등 재벌들을 향해 쓴소리를 해왔다.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김 위원장과 장 실장은 이미 재벌 개혁을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에 기업집단국을 신설하고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를 샅샅이 들여다보는 중이다. 장 실장도 총수일가의 전횡을 막기 위해 사익편취 규제대상 기업을 확대하는 등 추진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재벌개혁 삼각편대 홍종학, “혁신하는 재벌 지원”
홍 장관은 취임 이후 “우리(김상조, 장하성)는 워낙 친하고 서로의 생각을 잘 알고 있다”며 “양극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한국경제 회복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데 우리의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하는 재벌은 지원하겠지만 경제력을 남용하는 재벌은 그렇지 못하게 해야 한다”면서 불공정 거래 환경 개선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속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언론에서 ‘재벌 때리기’라고만 하는 것은 핀트가 맞지 않는 이야기”며 “내가 어디를 가든 성과를 내지 않은 곳이 없다”며 부처 운영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홍 장관의 칼끝은 우선 중대형 프랜차이즈, 복합쇼핑몰 업계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재벌개혁의 삼각편대’ 중 한 명인 김상조 위원장도 취임 전에 대기업 저격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의 반재벌 인사로 알려졌었지만, 취임한 뒤부터는 중소기업과 가맹점, 대리점, 소상공인 분야에 먼저 집중해왔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상대적으로 영세하기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 제도가 정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공정위가 개입해서 성과를 과시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영역이기 때문에 먼저 손을 봤다는 해석도 나온다.
프랜차이즈업계·중대형 복합쇼핑몰 ‘긴장’..골목상권 보호부터
이에 따라 더본코리아 등 매출액이 이미 중소기업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먼저 거론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본가 등 20여개 브랜드를 거느리며 지난 2015년 매출액 1238억원을 기록하며 일반 중소기업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아울러 이케아, 다이소, 스타필드 같은 전문매장이나 복합쇼핑몰 규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홍 장관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도 골목상권에 피해를 줄 수 있는만큼 의무휴업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같은 이유로 이 규제 적용 대상을 백화점, 전문점으로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홍 장관은 또 “대기업의 기술 탈취나 납품단가 일방적 인하 등 불공정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고 사전 감시와 사후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