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이낙연 전남지사 추모사 "생명의 땅에서 부치는 치유와 소망의 편지"

[세월호 1년] 이낙연 전남지사 추모사
  • 등록 2015-04-16 오후 3:59:52

    수정 2015-04-16 오후 3:59:52

[이데일리 e뉴스 김민화 기자] `생명의 땅에서 부치는 치유와 소망의 편지`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세월호 희생자 가족 여러분!

세월호가 침몰한 지 어느덧 1년이 됐습니다. 세월호 탑승자 모두 안전하게 돌아오시기를 간구했던 국민들의 애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무려 295명이 끝내 구조되지 못하셨습니다. 9명은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남아 계십니다.

생때같은 자식을 먼저 보내신 부모님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멥니다. 미처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망울들, 금방이라도 ‘엄마, 아빠’ 부르며 문 열고 들어올 것만 같은 아이들을 떠올리며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지새운 나날이 1년입니다.

앞으로 10년이 지난들, 20년이 지난들,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돌이켜보면, 세월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대형안전사고가 잊을 만하면 발생하곤 했습니다. 세월호는 가장 참담한 비극이었습니다. 이렇게 불행이 반복된 것은 참사를 겪은 뒤에도 문제를 원천적으로 바로잡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사고발생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구조과정의 잘잘못을 낱낱이 밝혀내야 합니다. 응분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합니다. 그런 바탕 위에서 새로운 안전체계를 국가적 차원에서 정립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 이것이 세월호 사고가 우리에게 주는 지엄한 명령입니다.

세월호 침몰 1주년을 기해 저는 박근혜 대통령께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 세월호 선체를 조속히 인양하도록 결단해 주십시오. 사고 원인과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주십시오.

그런 바탕 위에서 피해자와 가족들께 성의 있는 배상과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탑승자 구조와 가족 지원에 협력하며 생활의 고통과 손해를 감내하신 진도군민들께 합당한 보상이 빨리 이루어지도록

결심해 주십시오.

둘째, 팽목항에 세월호 희생자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인양한 세월호 선체를 이곳에 전시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우리 대한민국이 세월호를 생생히 기억함으로써 세월호의 재발을 영구히 막도록 조치해 주십시오. 물살이 거센 사고해역 인근지역에 ‘해양구조 전문가 훈련센터’를 세워, 국내외 해양구조 전문가들이 고난도 훈련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결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지방자치단체마다 중소 규모의 ‘육상 및 해상 안전체험시설’을 건립해 주시기 바랍니다. 초·중·고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와 일반 국민까지 체험형 안전교육을 받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사업을 중앙정부에만 의존하지는 않겠습니다. 전라남도는 전국에서 재정여건이 가장 열악하지만, 매년 20억 원씩 10년간 200억 원을 안전시설 구축과 교육에 투여하겠습니다. 2018년까지 20만 명 이상이 안전체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1주년, 저 무심한 바다에 꽃 같은 생명을 묻은 우리 자식들 앞에서 우리 모두 약속하십시다.

이런 처참한 비극이 우리 사회에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하십시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가족 여러분께 거듭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 찬 바다에 갇힌 우리 자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2015년 4월 16일

전라남도지사 이 낙 연 드림

이낙연 전남지사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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