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전교조 대신 교사노조 선택하는 MZ교사들

교사노조 조합원 66.3%가 ‘MZ세대’
창립 5년여만에 조합원 4만명 돌파
양대 교원단체 정파성 등에 거부감
  • 등록 2023-02-21 오후 4:00:03

    수정 2023-02-21 오후 7:18:38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사들이 만든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창립 5년여 만에 가입 조합원 수 4만명을 넘어서며 주목을 끌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연령대별 가입자 현황. (그래프=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교사노조의 조합원 수는 4만5098명으로 전교조(4만3756명)보다 1342명 많았다. 다만 전국 단위 노조인 전교조와 달리 지역 단위 노조인 교사노조의 경우 중복가입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설명이다.

교사노조는 전교조 출신 교사들이 전교조의 비민주성·정파성 등을 비판하며 2016년에 만든 서울교사노조가 전신으로 2017년 11월 교사노조로 공식 출범했다. 창립 이듬해인 2018년 3074명이던 조합원 수는 2019년 8527명, 2020년 3만6749명으로 늘었다. 창립 이후 약 3년 만에 10배로 몸집을 키운 셈이다.

교사노조의 폭발적 성장의 배경에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교사들이 있었다. 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20대 조합원은 27.6%, 30대는 38.7%로 2030세대가 전체 조합원의 66.3%를 차지한다. 김용서 교사노조 위원장은 “최근 젊은 교사들의 가입 추이를 볼 때 초임교사 대다수가 교사노조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합원 중 MZ세대가 많다는 점이 또 다른 MZ세대의 가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첫 근무를 시작하는 조모(26) 교사는 “젊은 교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고민도 나누고 싶은데 교사노조에 이런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역별·학교급(유·초·중·고 등)별 단위로 구성된 노조란 점도 교사노조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경기도 중학교의 이모(28) 교사는 “전국 단위 노조보다는 지역 실정에 맞는 목소리를 내주는 교사노조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 가입했다”고 말했다.

MZ세대 교사들은 양대 교원단체로 꼽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나 전교조 대신 교사노조를 선택한 이유로 △교장·교감 등 관리자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올드’한 이미지가 아니라는 점 △정파성이 없다는 점 등을 꼽았다.

경기도 초등학교의 A(29) 교사는 “교감 선생님이 교총 가입을 강력히 권유해 거부감이 들기도 했고 온전히 현장 교사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중학교의 이모 교사 역시 “교총은 좀 올드한 이미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경기도 중학교 교사 이모씨는 “전교조는 현장 교사의 이익단체라기보다는 시민단체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노동계의 소위 ‘MZ노조’(새로고침 노동협의체) 출현과 같은 현상이 교직사회에도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양대(민주노총·한국노총)노총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MZ세대가 차별화를 꿈꾸며 MZ노조를 만든 것처럼 교사들 역시 정파성을 가진 전교조나 올드한 이미지의 교총이 아닌 새로운 노조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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