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선 조급함이 묻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쟁사와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정부의 가계대출 기조에 맞춰 ‘정도경영’에 나선다는 게 진옥동 회장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812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679조2208억원)과 비교해 한 달 만에 1조5912억원 늘었다. 특히 주담대의 경우 8월에만 2조1122억원(512조8875억원→514조9997억원)이 뛰었다. 주담대 월별 증가액이 2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2월(2조3782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이 기간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주담대 잔액이 줄어들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타행과 대비해 신한은행은 50년 주담대 가입 연령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주담대 잔액이 전달 대비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34세 이상은 가입이 되지 않고 한도에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금융 소비자들이 선택지에서 신한은 배제했던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진옥동 회장은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함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에 연령제한을 둔 금융공기업 사례를 참조해 ‘정도경영’으로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향후 개선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신한금융은 정도 경영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실적에 조급해하지 않고 건전성을 유지하는 가계대출 정책을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창립 기념행사에서 “경쟁사가 실적을 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우리도 따라가고 싶고 초조해지지만, 정도로 가기 위해서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스스로 룰을 지키다 보면 속도가 떨어지기에 인내를 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