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50년 주담대 나이제한' 타격에도 '정도경영' 매진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급증세 속
유일하게 신한 주담대 실적 떨어졌지만
정부 기조 맞춰 50년 주담대 선제적 관리
"눈 앞 실적보다는 정도 경영 매진할 것"
  • 등록 2023-09-04 오후 6:05:11

    수정 2023-09-04 오후 7:27:3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5대 시중은행의 8월 가계대출이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가운데,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취급 실적이 줄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50년 만기 상품에 만 34세 나이 제한을 둔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선 조급함이 묻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쟁사와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정부의 가계대출 기조에 맞춰 ‘정도경영’에 나선다는 게 진옥동 회장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812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679조2208억원)과 비교해 한 달 만에 1조5912억원 늘었다. 특히 주담대의 경우 8월에만 2조1122억원(512조8875억원→514조9997억원)이 뛰었다. 주담대 월별 증가액이 2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2월(2조3782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이 기간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주담대 잔액이 줄어들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타행과 대비해 신한은행은 50년 주담대 가입 연령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주담대 잔액이 전달 대비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34세 이상은 가입이 되지 않고 한도에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금융 소비자들이 선택지에서 신한은 배제했던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현재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만기 40년 넘는 주담대에 대해선 ‘만 34세 이하’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 금융당국이 50년 주담대가 대출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이전부터 가입 연령 상한선을 둔 것이다. 은퇴 직전 고령자가 초장기 대출을 받을 경우 발생할 리스크에 대비한 것으로, 정부의 무분별한 가계대출 제한 정책에 기조를 맞추는 행보였다.

이 과정에서 진옥동 회장은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함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에 연령제한을 둔 금융공기업 사례를 참조해 ‘정도경영’으로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50년 주담대 제한 움직임이 빨라짐에 따라 수요자들의 대출 심리가 자극되는 이른바 ‘막차 행렬’이 이어지면서 신한은행의 50년 주담대 상품은 나이 제한 탓에 외면받았다. 일각에선 신한은행이 조만간 발표되는 정부의 50년 만기 주담대 가이드라인에 맞춰 연령 제한을 풀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정부 가이드라인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계산 시 사용되는 산정 만기를 40년으로 축소하되, 일괄적인 나이 제한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향후 개선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신한금융은 정도 경영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실적에 조급해하지 않고 건전성을 유지하는 가계대출 정책을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진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창립 기념행사에서 “경쟁사가 실적을 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우리도 따라가고 싶고 초조해지지만, 정도로 가기 위해서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스스로 룰을 지키다 보면 속도가 떨어지기에 인내를 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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