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칼럼] 오피스 공실률이 위험하다.

  • 등록 2019-04-08 오후 1:27:50

    수정 2019-04-26 오후 3:03:10

최근 부동산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지표를 살핀다. 빅데이터, AI등 트렌드의 영향도 있지만 정부에서 공공통계를 민간에 개방한 탓이 더 크다. 부동산 통계를 통해 시장을 읽고 해석해보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다. 과거 주먹구구식의 투자에서 바야흐로 과학적 부동산투자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부동산은 경제와 밀접하다. 부동산시장이 긍정적이면 경제상황도 좋아진다. 반대의 경우도 적용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한해 동안 건설투자가 4.0% 급감했고, 건설업 생산도 4.2% 감소했다. 이것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7% 성장하는데 그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부동산 지표 중에서 경제와 가장 밀접한 것 중 하나는 공실률(vacancy rate)이다. 아파트와 같은 주거용 부동산에도 공실률(입주률)을 이야기하지만 대부분은 상업용부동산에 적용된다. 그 중 오피스공실률은 경제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기업의 현재 상황을 알려준다. 오피스공실률은 두 가지 변수로 결정된다. 공급과 수요다. 이중 오피스 수요는 경제상황과 밀접하다. 경기가 좋으면 가장 먼저 기업이 확장을 고민하게 되고 이는 오피스 수요의 증가로 이어진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오피스공실률은 심각하다. 2018년 4분기 기준으로 전국의 공실률은 12.4%다. 연초대비 0.3% 줄어들었지만 과거통계와 비교하면 좋지 않다. 공실률이 연초대비 줄어들었지만 수요 증가의 대부분은 공유오피스 때문으로 해석된다. 위워크(wework) 등의 확장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쉽게 목격된다.



오피스 관련 통계는 기업 등이 업무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물로 금융, 본사, 제조업 기능 등을 제공하는 공간(건물)을 조사해서 발표한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통계는 아니며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조사한다. 따라서 나라별로 오피스공실률을 살펴보면 부동산시장과 함께 그 나라의 경제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서울 오피스공실률은 아시아 주요국 도시들과 비교해도 위기감을 느낄 정도다. 일본 도쿄는 2.5%, 싱가포르는 3%, 홍콩 7%, 중국 베이징 7.9%, 상하이 9% 등 여러 가지 지표에서 서울과 자주 비교되는 도시들의 오피스공실률은 모두 한자릿수다. 특히 일본의 오피스공실률은 경이롭다. 일본부동산연구소에 의하면 2018년 일본 주요 도시의 오피스공실률은 3%대다. 동경의 도심은 더욱 놀랍다. 일본의 부동산 중개업체인 미키상사에 의하면 동경 주요 5구(지요다, 주오, 신주쿠, 시부야, 미나토) 도심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말 기준 오피스공실률은 1.98%다. 본격적인 버블이 시작되기 전 1991년 1.79% 이후 최저수준이며 2012년대말에는 이 통계가 9%였으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반대로 2012년 당시 우리나라의 오피스공실률은 5%대였다.



일본의 주요도시 오피스공실률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기업경기 호황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에 의하면 2018년 2분기 일본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7.7%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30년 전 일본 경기가 최고의 호황을 누릴 때보다 더 높은 이익률이다. 주식시장도 이에 반응 중이다. 주가가 10배 이상 상승한 기업 수는 2007년에서 2012년 사이에는 3개에 불과했지만, 2012년말에서 2018년 상반기에는 무려 67개로 늘어났다. 기업경기 호황과 경쟁력이 피부로 느껴지는 지표가 아닐 수 없다.

직주근접은 부동산시장의 영원한 명제다. 직장이 있어야 집이 필요하게 된다. 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 부동산만 호황인 경우는 예외적 상황이다. 30대가 주류인 에코붐세대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서울지역은 모두 중심업무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인 3대 도심의 배후주거지이다. 통계청의 2018년 주민등록인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관악구(30.9%)가 거주민 중 에코붐세대의 비중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마포구(27.1%), 광진구(27.0%), 영등포구(26.8%), 강서구(26.3%), 동작구(26.1%), 성동구(25.7%) 순으로 지역 내 에코붐세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마포구와 강서구, 영등포구 등 에코붐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모두 업무지구와 가까운 공통점이 있다. 즉, 업무지구의 배후주거지역이란 말이다. 마포구는 광화문, 종로 등 중심업무지구와 가깝다. 영등포 또한 중심업무지구 중 하나인 여의도 등으로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곳이다. 강서구는 마곡이라는 새로운 업무지구가 생기고 있는 곳으로 에코붐세대의 숫자는 155,828명으로 송파구(164,178명)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구이다. 성동구 또한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강남으로 출퇴근이 쉽긴 마찬가지다.



한국의 기업경기 상황은 계속 악화되는 중이다. 2012년 1분기 서울의 오피스공실률은 5.1%였다. 당시 강남지역의 공실률은 4.6%이며 도심지역은 6.3%에 그쳤다. 2018년 4분기 서울의 오피스공실률은 11.4%다. 도심은 무려 14.5%이다. 종로와 충무로는 각각 19.0%, 20.9%로 오피스 임대차시장이 붕괴하는 중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오피스의 공급은 오히려 줄어드는데도(2017년(1,831,135㎡)‘2018년(1,814,913㎡)) 불구하고 수요가 전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업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제조업 업황실적BSI는 69로 최저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살아야 경제도 살고, 경제가 살아나야 부동산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 오피스공실률 통계가 중요한 이유다.

※ 본 칼럼은 미국 SWCU대학과 제휴하여 부동산과 기업경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기사에 첨부 된 동영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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