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충수 된 경제보복…日반도체기업 "한국서 생산해 규제 피하자"

감광재 1위 도쿄오카공업, 韓공장에 수십억엔 투자
다이킨공업도 40억엔 투자해 한국에 공장 신설 계획
2019년 日정부 반도체 수출규제 피하려 한국서 생산
  • 등록 2021-05-03 오후 4:55:48

    수정 2021-05-03 오후 9:32:22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수출규제를 피해 한국 현지생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한국에서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가 품귀현상을 빚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오카공업은 인천시에 있는 기존 공장에 수십억엔을 들여 설비를 확충하고 포토레지스트(감광재) 생산능력을 2018년의 2배로 높였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소재로 2019년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에 대해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한 품목이다. 도쿄오카공업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25%에 달하는 1위 업체로 삼성전자(005930)에 납품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용 가스를 생산해 SK하이닉스(000660)에 공급하고 있는 일본 업체인 다이킨공업도 한국과 손을 잡았다. 한국 반도체 장비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40억엔을 투자해 올해 한국에 생산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일본과 중국에서 생산하던 제품을 공급했지만 이제는 한국에서 생산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쇼와전공머티리얼즈(옛 히타치가세이)도 2023년까지 200억엔을 들여 한국과 대만에서 실리콘웨이퍼 연마재와 배선기판재료 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일본 화학기업의 한국과 대만 직접투자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은행 국제수지통계에 따르면 2019년 화학분야에서의 직접 투자가 늘고 있으며 성장을 견인하는 건 반도체 관련 소재기업이다. 300mm 웨이퍼를 쓰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은 한국과 대만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시작해 반도체 소재 수요가 늘자 일본 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기업이 수출관리 대상 화학품을 한국에 수출하려면 경제산업성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한국 현지에서 생산하면 이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화학업체의 한 간부는 닛케이에 “미중과 한일 양국에서 공급망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현지 생산의 중요성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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