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대파·우유, 매년 `농산물 가격대란`…유명무실한 수급안정책

[민간에 떠 넘긴 농축산물 수급관리]① 반복되는 대란
배추·마늘·양파, 연간 등락폭 50%씩 널뛰기 계속돼
노지채소 수급안정 4년간 7090억 투입…실효성 의문
정부-농업계 갈등도 심화…“정책수단 효율성 높여야”
  • 등록 2021-09-06 오후 7:03:57

    수정 2021-09-06 오후 9:12:38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널뛰기처럼 매년 들쑥날쑥한 농축산물 물가가 국민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대부분 품목 가격이 급등해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는가 하면 가격이 폭락하며 농가 경영이 위협받을 때도 빈번했다. 정부는 농산물 수급 안정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반복되는 물가 변동을 잡기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식품전문매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농축산물 가격 널뛰기가 서민과 농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노지채소 수급안정사업에 지난해 2303억원 등 지난 4년(2017~2020년) 간 709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했다. 주요 채소류의 출하량을 조정함으로써 채소 수급 안정을 도모하는 정책이었지만, 실제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데일리가 주요 채소류인 배추·무·고추(건고추)·마늘(깐마늘)·양파 5대 품목의 지난 5년간(2017~2021년) 연평균 소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연간 마이너스(-)25~49%대의 등락폭을 기록했다. 주요 농산물의 연간 소매가격이 많게는 50% 가까이 뛰거나 반대로 25% 급락하는 등 해마다 물가 변동성이 컸다는 의미다.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을 봐도 농축수산물과 농산물 물가는 높게는 10%포인트 이상 높은 등락폭을 나타내기도 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까지 겹친 올해는 대부분 농산물 가격이 상승추세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8% 뛰었다. 올해 1~6월에는 6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10%대 상승폭을 이어가기도 했다.

축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달걀(계란)은 통상 한판(30개) 소매가격이 4000~5000원선이었지만 지난 겨울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따른 살처분 여파로 올해 한때 7000~8000원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지난달만 해도 달걀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54.6% 뛰었으며 수박은 같은 기간 38.1% 올랐으며 쌀(13.7%), 돼지고기(11.0%) 등 밥상 물가 전반이 고공행진 중이다.



물가 상승이 사회 문제화하자 정부와 농업계가 갈등을 벌이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가 우유가격 상승세를 이유로 생산자 중심의 원유(原乳) 가격 결정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히자 농가들은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축산관련 단체들은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과도하게 농민들을 핍박한다며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매년 정확한 작황을 예상하기 힘든 만큼 농업의 수급 안정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만큼 정책 수단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국농업경제학회장을 맡고 있는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농산물은 가격 체감 효과가 크고 생존에 필수 요소기 때문에 정부의 합리적 개입이 필요한데 현재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는 상태”라며 “비축과 출하 방식에서 벗어나 계약재배·계통출하를 확대해 합리적인 신호에 따라 농산물을 생산·공급하는 형태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