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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예방, 문재인 대통령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출범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순간, 이번 범국가기구 출범을 통한 해결 노력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돌이켜보면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10년은 지속가능발전 목표,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에 헌신한 기간이었다. 국제사회가 이를 유엔창설 후 최대 업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 국가적 중책 제의를 받았고, 제 필생의 과제를 다시 한 번 전면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망설임도 없지 않아 있었다. 미세먼지는 여러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는 문제여서 해결이 결코 쉽지 않고 해결이 된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었다”며 “국민이 미세먼지로 인해서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협을 받는 상황 하에서 이를 어렵다고 회피하는 것은 제 삶의 신조와 배치되는 것이었다.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1960년대 초 달착륙 계획을 발표하며 쉽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저 역시 똑같은 마음이다. 난제이기 때문에 저는 이일을 맡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이와 관련, “미세먼지의 국내외적 배출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에 따라 구체적 실천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범국가적 기구를 만든다 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국민 여러분께서 더 잘 아실 것”이라면서 “그야말로 개인에서부터 산업계, 정치권, 정부까지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다 함께 참여하는 기회를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해결책을 도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마지막으로 “지난 2007년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유엔 사무총장직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 이제 미약하지만, 국민들께서 보내주셨던 성원에 보답할 차례”라면서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운 일상을 국민 여러분께 하루 빨리 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