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꿈 '연동형 비례제', 당 사분오열·국회 난장판 만들어

대치 정국 이틀째, 바른미래 최고위 회의 안 열려
26일 오전, 현직 원외 49명 지도부 총사퇴 촉구
시작은 손학규 '단식'…갈 곳 없는 바른정당계 압박만
패스트트랙 성공 여부에 손학규 명운 걸려
  • 등록 2019-04-26 오후 4:18:20

    수정 2019-04-26 오후 4:22:3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나갈 무렵 잠시 나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향한 집착이 당의 ‘사분오열’, ‘난장판’ 국회를 초래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손 대표는 평소 ‘당의 통합’, ‘더 나은 민주주의’를 강조했지만 패스트트랙 국면을 거치며 당 투톱인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 ‘분열의 정치’에 앞장섰다는 평가다.

회의장을 수성하려는 자유한국당과 진입하려는 더불어민주·정의당, 국회 경위·방호원 간 한바탕 육탄전이 지나간 26일 오전, 바른미래당은 통상 금요일 개최했던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았다.

대신 국회 정론관에서 당 원외위원장들의 지도부 총사퇴 성명서가 발표됐다. 현역의원을 제외한 81명의 지역위원장 중 49명은 이 자리에서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를 향해 “위선과 독재로 당의 분열과 해체에 앞장서고 있다”며 “분노와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총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국회에서 농성하던 바른정당계 의원들도 “지도부 사퇴 목소리가 힘을 얻고 커지는 과정”이라며 “미리 재단하긴 어렵지만 궁극적으로 사퇴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김관영 원내대표는 합법·위법 논란 속에 오신환·권은희 사법개혁특위 위원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채이배·임재훈 의원로 사보임(교체)했다. 오 의원은 사보임에 강력 반발하며 “헌법재판소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소리를 높였고, 권 의원 역시 “강제 사보임 됐다”며 “다들 이성을 상실했다”고 지도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5일 보도진 질문을 받으며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계인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당의 사분오열된 모습이 참담하다”며 당직을 던졌다. 김 의원을 포함해 신용현·이동섭 의원은 늦게나마 바른정당계가 주도한 ‘오신환 사보임 반대’ 의원총회 소집요구서에 이름을 올렸다. 26일에는 김수민 원내대변인 마저 “양심이 버겁다”며 당직을 사퇴했다.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패스트트랙에 직간접적으로 반대하는 의원은 바른정당계 의원 8명에 더해 이태규·김삼화·이동섭·신용현·권은희·김중로·김수민 등 국민의당계 의원 7명이 추가돼 15명(바른미래당 총 재적의원 24명)으로 늘었다. 지난 24일 의총 결과인 12(패스트트랙 찬성)대 11(반대)이 사실상 뒤집어진 것. 당 내홍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정치권에서는 ‘난장판 국회’와 바른미래당 ‘분열’의 시발점으로 손학규 대표의 ‘단식’을 꼽는다. 당시 손 대표는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바른미래당의 연동형 비례제 주장을 무시하고 2019년도 예산안 합의를 맺었다’며 열흘간의 단식을 시작했다. 당시 당내에서도 ‘무리한, 과도한 단식’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손 대표는 굽히지 않았다. 결국 여야 5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합의문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문제는 당내에서였다.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 연동형 비례제가 언급된 것은 손 대표가 대표 자리에 취임한 지난해 9월이 돼서다. 국민의당계·바른정당계 간 통합 과정에서는 관련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고, 특히 바른정당계 같은 경우는 대통령제·중대선거구제를 주창했다. 손 대표는 사실상 ‘갈 곳 없는’ 바른정당계의 처지를 이용해 강한 압박만 되풀이했다.

손 대표는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끝으로 국회에서 모습을 감췄다. 손 대표 정치인생의 마지막 꿈이라 일컫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성사될지, 정치인생이 끝날지는 정치개혁·사법개혁특위의 패스트트랙 지정 여부에 달렸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