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자은행(IB)인 KB증권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모펀드(PE)부는 이같은 투자은행으로 한발짝 더 나아가기 위한 중심축 역할을 한다. 증권사가 직접 기관투자자(LP) 출자를 받고 GP(운용사) 역할을 하며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를 올리는 것이다.
KB증권은 신설 PE부의 적임자로 큐캐피탈, SK텔레콤에서 두루 투자를 경험한 김용일 부장을 낙점했다. 그는 사모펀드 투자와 대기업의 M&A(인수합병)를 모두 경험한 IB업계에선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12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김 부장을 만났다. 그는 “최근 국민연금 블라인드 펀드의 최종 계약서 작업이 마무리 중에 있다”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투자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FI(재무적 투자자)가 보유 중인 자산을 SI(전략적 투자자)와 공동 투자하거나 FI의 회수 목적 차환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내년 투자 환경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전통 바이아웃보다는 세컨더리 펀드의 투자가 용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PE본부가 2년 전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펀딩한 ‘기술금융 펀드’의 소진율은 1년만에 50%에 달한다. TS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운용하는 이 펀드는 투자신용 5등급 이상 기업에 80%이상 투자를 주목적으로 한다. 신설 운용사로 트랙 레코드가 없었던 KB증권 PE부가 급성장한 비결은 경쟁 사모펀드와의 공동투자다. 김 부장은 “신생 PE로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를 선택했다”며 “사모펀드와 대기업에서 IB 업계 인맥들의 신뢰를 쌓았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기관과 공동투자를 하려면 상호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협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량 파트너들의 클럽딜 러브콜은 투자 수익률 극대화의 좋은 수단이 됐다. 김 부장은 “IB업계의 정보는 소수 정예 인원들에게만 공유되기 때문에 이너써클에 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투자 실력과 함께 네트워크 관리도 무시할 수 없는 능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