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96%, 물가 인상으로 소득 부족하다고 느껴"

31일 비정규직이제그만 실태조사 보고 및 현장증언
798명 중 78.3% '생활여건 악화' 체감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과 차별 없어야"
  • 등록 2023-10-31 오후 3:57:47

    수정 2023-10-31 오후 3:57:47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활여건과 노동조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동계는 현 정부의 노동·일자리 정책이 사용자에게 관대하고 노동자에게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비정규직이제그만)이 31일 ‘비정규직 당사자 실태조사 보고 및 현장증언대회’를 열었다.

단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활 여건과 노동 조건이 열악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노동·일자리 정책을 노동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이제그만이 비정규직 노동자 798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 및 노동조건과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8.3%가 ‘생활여건이 악화됐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응답자 96.4%는 ‘물가인상 등으로 임금이나 소득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올해 결정된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95.9%가 부족하다고 했다.

노동조건과 관련해선 응답자의 92.8%는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으며, 93.9%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배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현 정부의 노동정책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답변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의 96.1%는 ‘노조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완화를 반대한다’는 의견은 87.4% 였다.

이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장 발언에 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비판했다. 최범규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현대제철이 지난 수십년간 위장 하도급으로 불법파견 범죄행위를 저질러왔고 노동자들이 총파업 투쟁을 53일간 벌이며 맞섰지만, 결국 우리는 246억1000만원이라는 손해배상 청구를 당했다”며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 3권은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언제 사용자들이 자행하는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 펼쳐진 세상은 몸을 던지고, 죽고, 희생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 야만 사회”라며 “국회가 법을 만들어 노동자를 보호해야 하며 노조법 2·3조는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재연 엔딩크레딧 집행위원장은 “방송 현장엔 다양한 계약 형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는데, 노동환경이 열악하고 안정적인 삶에 대한 보장이 없어 불안해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근로계약서 작성이 정착되고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영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장도 “건강보험의 전화 상담 업무를 하고 있지만 공단이 아닌 12개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다”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규직 전환은 되지 않고 전환 의지도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정규직과 차별당하고 인격까지 무시받으며 전화받는 기계 취급만 당하는 우리는 생업을 포기하고 파업에 돌입한다”며 “비정규직이라 무시당하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모든 비정규직이 사라지는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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