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수정 착수…홍남기 “내년 3월까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내년 대내외 여건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우리 모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뉴시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1분기(3월)까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편하는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 수정을 공식화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매주 만나 경제정책을 사전조율하기로 했다. 다음 주에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단기·중장기 대책도 발표한다.

“최저임금 속도 빨라 시장에 부담 줬다”

홍남기 부총리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저임금이 시장의 예상보다 속도가 빨라 부담을 줬다. 시장의 우려와 관련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취임식에서도 “최저임금 등과 같이 시장의 기대에 비해 속도가 빨랐던 일부 정책들에 대해서는 적극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개편을 시사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산하에 구간설정위원회, 최저임금결정위원회를 두는 ‘이원화 방식’이다. 구간설정위가 지표, 지불 능력, 시장 수용성 등을 놓고 인상률 구간을 제시하면, 최저임금위가 제시된 구간 범위 내에서 인상률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홍 부총리는 “이 사안을 포함해 경제팀 내에서 대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경제부총리 간 정책 조율도 강화하기로 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엇박자 논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홍 부총리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매주 금요일마다 고정적으로 만나, 의견을 조율하려고 한다”며 “필요하다면 관련된 장관, 수석이 조인(참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격주 정례보고도 할 예정이다.

아울러 청와대 수석, 경제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비공식 협의체도 가동된다. 박근혜정부 당시 서별관회의 같은 경제정책 조정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홍 부총리는 “청와대와 비공식 조율 모임을 가능한 자주 가지려고 한다”며 “서별관 회의라는 이름은 붙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김 정책실장과 협의체 명칭, 운영 방식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간과의 소통도 수시로 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중요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라며 “매주 또는 격주로 민간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 대기업의 기업인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부총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현장과 직접 소통하며 목소리를 듣고 기업의 투자 애로가 뭔지 그 해결책이 어디 있는지 방법을 찾는데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17일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발표

카풀, KTX 탈선 사고 등 홍 부총리가 풀어야 할 현안도 산적한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택시 기사의 분신) 소식을 듣고 정말 안타깝고 참담했다”며 “정부가 생각하는 있는 (상생) 방안을 그분들과 협의하고 동의를 얻어가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KTX 사고 후속 대책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공공기관 관리 차원에서 어프로치(접근)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단기·중장기 경제활력 대책은 오는 17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거쳐 발표된다. 이 같은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는 △물가, 성장률, 취업자 증감, 경상수지 전망 △경제정책 기본방향, 과제, 실행계획 등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과제도 제시된다. 홍 부총리는 “민간의 도전과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들은 그 속도와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며 “핵심과제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듭짓겠다는 각오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는 경기가 더 어려워지기 전에 선제적인 경기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제조업 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된 상황”이라며 “규제개혁 등 경제활력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 취임식 발언 종합.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잇따라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자료=I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