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보호관 "박현정 상습 인권침해, 피해자 더 많을 것"

이윤상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 "서울시향측 31명 조사로 확인"
"서울시장은 '직장 내 괴롭힘'에 시급히 대책 마련해야"
  • 등록 2014-12-23 오후 7:24:02

    수정 2014-12-23 오후 7:24:02

노승현 염규홍 이윤상(사진 왼쪽부터)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 모습. 사진은 박원순 시장이 재작년 12월31일 집무실에서 인사발령장을 수여하고 담소를 나눈 모습이다(사진 출처=뉴시스).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박현정 대표의 인권침해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 상습적으로 이뤄졌다. 결정문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직원들의 정신적 심리적 고통이 컸다. 퇴사한 직원들까지 모두 조사했다면 실제 피해자 수는 이번 조사결과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측한다.”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의 폭언·성희롱 의혹 등을 조사한 이윤상(44)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23일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이윤상 염규홍 노승현)은 “박 대표의 성희롱 및 언어폭력에 의한 인권침해가 인정된다”며 박 대표의 징계를 박원순 시장에게 권고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편집, 왜곡, 과장, 이런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아무도 내게 묻지 않고 내 얘기는 아무도 듣지 않았다”며 조사 과정·결과의 공정성·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현정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한 달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윤상 보호관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피해 사실이 더 많은데 입증을 못해 결정문에 담지 못한 내용도 있다”며 “인권침해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에 시장에게 박 대표의 징계를 권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정문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직원들에게 △A는 마담 하면 잘할 것 같아 △너는 짧은 치마 입고 다리로라도 음반 팔아라 △네가 애교가 많으니 늙수그레한 노인네들한테 한 번 보내 보려고 △이게 다 너희가 그동안 띨빵하게 병신같이 일해서 이런 거 아니야 △이런 새끼가 과장이나 돼서 이런 것도 못하나 등의 성희롱과 막말을 일삼았다.

또 직원들을 질책할 때 장시간 고성과 폭언을 사용하고, ‘병신새끼’, ‘저능아’ 등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빈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한번 질책하기 시작하면 사무실이나 길거리에서도 수십 분에서 4~5시간씩 고성과 폭언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인권보호관들은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박 대표를 비롯해 서울시향 전·현직 임직원 31명(퇴사자 2명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 대표를 세 차례 만나 확인 작업도 거쳤다.

또 시민인권보호관 제도의 취지에 맞게 조사 과정에서 박 시장이나 시 관계자들이 보호관들을 접촉하는 행위는 일체 금지됐다. 서울, 광주, 강원도 등에서 시행 중인 시민인권보호관 제도는 공무원 신분인 보호관들이 시 또는 시 출자·출연기관 내부의 인권침해 사건을 독립적으로 조사하는 옴부즈만 제도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재작년 12월 지자체 최초로 도입해 현재 민간 인권전문가 출신의 보호관 3명(임기 2년, 연임 가능)이 활동 중이다.

이윤상 보호관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박원순 시장, 서울시향 이사회의 후속조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징계 권고를 받은 박 시장은 후속조치를 한 뒤 시민인권보호관 측에 회신을 해야 한다.

그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크게 주목해야 할 문제인데 제대로 된 대응지침은 국내에 없는 실정”이라며 “박 시장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대처 방안, 징계 기준을 우선적으로 만들어 가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향 문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서울시향 이사회의 책임도 있다”며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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