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청산, 中 금융·부동산시장에 후폭풍 일으키나

위안양·완다 등 다른 부동산공룡들도 휘청
"투자자들 ''눈덩이 효과'' 우려하면 시장심리 악화"
''공매도 금지'' 강수에도 헝다 악재에 中 증시 하락
  • 등록 2024-01-29 오후 7:16:40

    수정 2024-01-29 오후 7:16:40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한때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회사였던 헝다(에버그란데)가 29일 청산 결정을 받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다른 부동산·금융 회사로 위기가 확산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헝다그룹이 건설한 주택 단지. (사진=AFP)


홍콩 고등법원은 이날 헝다를 청산해달라는 채권자들 청원을 승인했다. 법원은 헝다가 3280억달러(약 441조원) 규모 부채를 구조조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지 못했다며 청산 명령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1997년 설립된 헝다는 한때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 회사였다. 금융과 헬스케어, 레저, 전기차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헝다는 2021년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그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로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2021~2022년 입은 손실만 해도 5820억위안(약 106조원)에 달한다. 헝다는 지난해 8월 미국 뉴욕 남부 파산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바 있다.

당장 헝다 자산이 청산될 가능성은 작다. 1200곳에 이르는 헝다의 사업장 중 상당수가 중국 본토에 있는데 이를 청산하기 위해선 중국 법원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홍콩 사모펀드 카이위안캐피털의 브록 실버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오늘 홍콩 법원의 청산 판결로 매우 비용이 많이 드는 장기간 절차가 시작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채권을) 상당수 회수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헝다 청산으로 중국 경제와 그 최대 내수산업인 중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위기론이 다시 불 붙었다는 점이다. 그렇잖아도 지난해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까지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은 악화일로였다. 자산 규모가 1조위안(약 183조원)에 이르렀던 중즈그룹 역시 이달 초 파산 처리됐다. 위안양그룹과 완다 등 다른 부동산 공룡들도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택 시장 위축도 계속되고 있어 지난해 중국 100대 부동산 판매회사의 분양 수익은 전년보다 16.5% 감소했다. 미분양 주택을 소진하는 데 10년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앤드류 콜리어 오리엔트캐피털리서치 전무는 “헝다 청산은 중국이 부동산 거품을 걷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까지 쓸 수 있단 신호”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에 좋겠지만 단기적으론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리 응 나틱시스S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청산 자체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다른 미결 사건에 눈덩이 효과가 나타날까 투자자들이 우려하면 시장 심리는 악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헝다발 악재에 중국 증시도 된서리를 맞았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0.92%, 2.42% 하락 마감했다. 중국 정부는 증시 안정을 위해 이날부터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여를 금지했지만 하루도 안 돼 그 약발이 사라졌다. 켄 청 홍콩미즈호은행 수석 외환 전략가는 “헝다 청산은 투자자에게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를 상기시키고 외국이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돌아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CNN에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