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버스·10명회식, 오랜만"…위드코로나 첫날, 활기 띤 일상

'위드 코로나' 첫날 재택근무 끝난 직장인
오랜만에 오른 출근길…대중교통 '북새통'
오피스타운·대학가 붐비는 손님에 '활력'
재택근무 익숙…'매일 출근' 엇갈린 반응
  • 등록 2021-11-01 오후 5:18:58

    수정 2021-11-01 오후 9:25:41

[이데일리 이용성 김범준 김의진 기자] “저희 10명 점심 예약했어요.”, “안쪽 룸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 재택근무가 끝난 직장인들로 출퇴근길이 오랜만에 북적였다. 서울 도심 직장가와 대학가는 최근 수개월간 보기 힘들었던 인파들로 붐볐다. 수도권 기준 2~3개월 전에는 4명, 지난달 6~8명까지만 가능했던 사적 모임 숫자가 10명(비수도권 12명)까지 허용되면서 식당에는 단체 손님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1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는 평소 출근길보다 많은 인원이 몰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한 줄이 오랜만에 길게 늘어섰다. 러시아워가 훌쩍 지난 시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보기 어려웠던 ‘만원 버스’ 풍경도 눈에 띄었다. 버스 창문은 승객들의 열기로 김이 서려 뿌옇게 김이 서렸다. “꽉 찼으니 다음 버스를 타라”는 버스기사의 목소리도 왕왕 들렸다.

위드 코로나 첫날 ‘재택 끝’ 출근길…식당가 ‘인산인해’

경영컨설팅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이모(28)씨는 “격일로 재택근무를 하다 매일 출근하게 됐다”며 “평소에 앉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오늘은 서서 갔다. 출근길 대중교통에 확실히 사람이 많아져 좀 어색하다”고 언급했다. 사무실 근무 인원의 절반이 돌아가면서 재택근무를 해왔다는 금융업 종사자 20대 A씨도 “도로에 차가 확실히 많아져서 막히지 않던 구간도 버스가 막혔다”며 “일 처리를 빨리하기 위해 출근도 나쁘지 않지만 벌써 출·퇴근길 교통체증이 걱정”이라고 답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1일 오전 재택 근무가 끝난 직장인들이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대기업·은행 및 각종 기관이 밀집한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일대.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근처 무교동·다동·명동·수하동 골목길은 이른 점심부터 식사와 티타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동료들과 함께 점심 식당을 찾은 이모씨는 “최근까지 순환 재택근무와 모임 인원 제한으로 회사에서 같이 일하며 밥 한끼 어려웠다”면서 “오늘 위드 코로나 첫날을 맞아 오랜만에 점심 팀회식으로 다 같이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반갑고 힘이 난다”고 기분 좋게 말했다.

외식기업들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과 뷔페형 식당에도 식사와 함께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개별 매장에서 다시 10명 이하 단체 예약 접수를 시작하면서 점심 회식 예약이 부쩍 늘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연말까지 각종 모임을 위해 매장 방문이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철저한 방역 관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가는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이날 오전 8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캠퍼스.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버스정류장 앞에는 학생들이 긴 줄을 선 채 교내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 앞에서 만난 한 학생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강의실에서 함께 수업을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대학가 주변 상권도 활기를 띠었다.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인근 스타벅스는 ‘과잠(대학·학과 등을 표기한 점퍼)’을 입은 대학생들로 꽉 차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학교 주변 식당과 카페, 노래방, 호프집들 역시 곳곳마다 학생들로 넘쳤다. 새내기 장모씨는 “20학번과 21학번은 ‘코로나 학번’이라고 할 정도로 그 동안 학교에 거의 가본 적이 없었는데 늦게나마 캠퍼스 생활을 시작하게 돼 설렌다”며 “동기들과 학교 근처 맛집부터 섭렵할 예정”이라고 웃었다.

재택근무→정상출근…직장인들 엇갈린 반응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1일 서울 중구 무교동의 먹자골목이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으로 일부 바뀐 상황이 어색하기도 하다. 재택근무를 하다 출근한 김모(27)씨는 “재택근무에도 장점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재택근무의 장점을 살릴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격주로 재택근무를 했다던 정모(33)씨는 “다시 매일 출근하려니 힘들다”면서도 “회사에선 대화로 하면 될 걸 시도 때도 없이 메신저가 오니까 불편했는데 그건 좋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중 절반 정도는 ‘재택근무 종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직장인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8%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일과 휴식의 경계가 분명해질 것 같아서’(58.0%)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회의 등 대면 업무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어서’(47.5%), ‘정신적으로 게을러지고 나태해진 것 같아서’(26.0%)가 뒤를 이었다.

식당가와 자영업자들은 활기를 찾았지만 직장인 중에는 벌써부터 ‘회식 재개’ 움직임을 경계하는 이들도 많았다. 김씨는 “아직 백신 접종을 앞두고 있는데 1~2주 정도 분위기를 살핀 다음 출근해도 되지 않나 싶다”면서 “회사에서 오랜만에 회식하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데 조심스러운 사회적 분위기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