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단위 선불금 외부시스템 기록 추진…"보안사고 대책 있나?" 우려

금융위, 선불충전금 정보 외부 기록관리 시스템 도입 추진
네카토는 물론 배민·쿠팡 선불금도 해당
거래 내역 외부 연동에 보안 위험 우려
이용자 충전금 관련 규제 이미 존재…이중규제 지적도
중소 업체들 "사업 접어야 하나" 토로
  • 등록 2024-04-11 오후 6:02:48

    수정 2024-04-11 오후 7:13:5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금융위원회가 선불충전금 거래 내역을 외부 시스템에 기록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관련 기업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용자 거래 내역을 외부와 연결할 경우 보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데다 보안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이용자 보호라는 시스템 도입 취지와 배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선불충전금 정보 외부 기록·관리 시스템’ 도입을 포함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전금법 개정으로 선불전자지급업 범위가 확대되고 충전금의 별도 관리가 의무화된 데 따른 것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선불충전금은 상거래 대금, 교통요금 등을 지급하거나 송금할 목적으로 계좌연동을 통해 서비스에 미리 충전한 선불금을 말한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쿠팡페이, 배민페이, 티머니 등 82개 업체가 선불전자지급업체로 등록해 서비스하고 있다. 선불충전을 통한 결제와 송금이 꾸준히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이용금액이 1조원을 넘었다.

금융위가 도입하려는 시스템은 금융결제원 등 제3자가 선불업체로부터 이용자 거래내역을 실시간으로 받아 보관하는 것이 골자다. 머지포인트 사태처럼 업체가 서비스를 중단해도 충전금이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환급되도록 외부에 기록을 백업한다는 취지다. 지난달 19일 금결원이 선불업체들을 불러 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설명회를 개최하고 도입을 공식화했다.

업체들은 이용자 거래 정보를 외부 시스템에 연결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보안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선불업체로 등록한 업체는 82개인데 금융위는 추가로 등록해야 하는 업체가 80여개 더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총 160여개에 이르는 서비스의 선불금 거래 내역이 한 시스템에 연결될 경우 보안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 시스템에서 이용자 결제 정보가 유출될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검토도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핀테크 기업들은 해당 시스템 도입이 이중규제라고도 지적한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선불업 미등록 사업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로, 이미 선불업체로 등록한 업체들은 고객 충전금 보호를 위해 정해진 규제를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임유경 기자)
실제 선불업체들은 이용자 거래 기록을 보관할 의무가 있고, 이용자 자금 보호 현황을 금융당국에 상세히 기재해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의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불충전금의 미사용잔액 100% 이상을 시중은행 등 안전자산에 신탁하는 자금 보호조치도 실행하고 있다.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서비스에 문제가 생겨 소비자에게 환급조치가 필요하다면 신탁으로 묶여있는 선불충전금으로 모두 돌려줄 수 있다”며 “미등록 업체로 신탁 의무가 없던 머지포인트 사태 재발을 막겠다고 외부 기록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그동안 지침을 잘 따라온 업체들에게 중복규제 부담을 지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 선불업체에는 시스템 도입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 핀테크 업체 한 관계자는 “외부 기록관리 시스템을 만들려면 작은 기업들도 분담금을 내고 시스템 개발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선불사업으로 수익이 많이 나는 것도 아닌데 규제만 너무 많아져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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