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SM타운)에서 열린 ‘W페스타’ 행사장에는 700여 명의 관객이 참여해 강연자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연사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것은 기조연설자로 나선 수전 팔루디(Susan Faludi)다. 수전 팔루디는 페미니즘 고전 ‘백래시’(Backlash·반발)의 저자이자 퓰리처상을 받은 저널리스트다.
최인숙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폭력예방교육부장은 “한국의 미투 운동과 맞물려 백래시의 저자인 수전 팔루디의 강연은 시의적절했다”며 “백래시가 쉬운 주제가 아님에도 김제동 씨와 수전 팔루디가 대담을 통해 쉽게 설명해 이해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임정희 세종대 국제교육원 무용학과 주임교수도 “수전 팔루디의 기조연설을 들으면서 새삼 여성에 대한 차별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깨닫게 돼 가슴이 먹먹했다”며 “오늘 W페스타를 통해 던져진 화두를 갖고 학교로 돌아가 대학부터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페미니즘이 나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다는 참석자도 있었다. 김혜진 더웹스타일 기획팀 주임은 “페미니즘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는 ‘페미니즘이란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웨일산부인과 마케팅팀 전홍준 씨도 “최근 페미니즘 운동에 대해 왜곡돼 비추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수전 팔루디의 강연을 통해 어떠한 식으로 페미니즘을 생각해야 하고 나아가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20~30대가 다수였지만 학생부터 중년까지도 눈에 띄었다. 대학교 새내기인 김기연(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씨는 “평소 여성 인권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W페스타를 알게 돼 올해 처음 참석했다”며 “해외의 페미니즘 운동의 발전사에 대해 몰랐는데 한국의 발전경로와 차이점을 알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
이도훈 메리츠종금증권 대리는 “자칫하면 일부 남성들에게 거리감과 어색함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데 W페스타는 고정관념을 깼다”며 “사회 각계각층에 인사를 폭넓게 초빙해 여성의 차별을 넘어서 조화와 공존을 모색하고 여성의 역할을 심도 있게 통찰하는 자리였다”고 평했다.
강연자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W페스타와 같은 논의의 장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데도 입을 모았다. 이상은 씨는 “성 평등에 관한 행사라고 해서 여성만 연사로 나온다면 ‘그들만의 잔치’에 불과했을 텐데 남성 연사들도 많이 출연해 인상 깊고 유익했다”며 “남성들도 성 평등에 관심을 두고 이런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인창 씨는 W페스타에 초청받고 일주일 만에 써내려간 이 가사는 2017 그래미 어워드에서 핑크가 밝힌 수상 소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허인창 씨는 “당시 여성 차별에 대한 반대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시기였다”며 “그래미 어워드에서 핑크가 수상 소감을 말하는데 본인이 상 받는 것에 대한 기쁨보다 딸에게 여성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마음을 다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서 썼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