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 이어 무학까지…지방 소주, 서울 공략 수난사

무학, 서울 및 수도권 영업직원 구조조정 결정
영남서 한때 70% 점유…현재는 대선에 1위 자리 뺏겨
보해양조도 서울 진출 실패 후 구조조정
  • 등록 2019-08-08 오후 4:36:33

    수정 2019-08-08 오후 4:36:33

‘좋은데이’로 유명한 무학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지방 소주의 서울 및 수도권 공략이 씁쓸한 결말을 맞고 있다. 호남의 보해양조에 이어 영남의 무학도 서울 공략에 실패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지방 대표 소주 브랜드의 잇따른 수도권 공략 실패로 당분간 지방 소주의 서울 진출은 힘들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최근 구조조정 및 명예퇴직을 진행하기로 하고 대상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자는 서울과 수도권 영업직원이며 권고사직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15년 이상 근무자에게는 15개월 기본급을, 10년 이상 근무자에게는 12개월의 기본급을 지급할 방침이다.

무학 관계자는 “영업적인 부분과 연관이 있어 관련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무학은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를 앞세워 영남권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무학의 좋은데이는 한때 부산 시장에서 70%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영남을 대표하는 소주 브랜드였다. 무학은 영남 시장의 탄탄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2014년 서울 및 수도권에 진출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에 밀려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무학이 서울 공략에 집중하는 사이 부산에서는 대선주조의 ‘C1’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서울 공략 실패로 안방인 부산 시장마저 내준 셈이 됐다.

지역 소주 업계에 서울은 난공불락이다. 앞서 호남을 대표하는 보해양조도 서울 공략에 실패한 채 쓸쓸히 퇴장한 바 있다. ‘잎새주’로 유명한 보해양조는 호남권을 주름잡는 대표적인 주류 업체였다. 하지만 ‘아홉시반’, ‘부라더’ 시리즈 등으로 서울 시장 공략을 시도한 보해양조는 과도한 마케팅 비용에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무학의 수순을 보해양조가 앞서 밟은 꼴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방 소주의 서울 공략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본다. 매출 규모의 차이에서 오는 마케팅과 영업 네트워크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은 1조8856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무학은 1937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매출 규모에서만 무려 10배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무학, 보해양조 등 지방 소주 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동안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을 앞세워 지방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영남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소주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업체가 버티고 있는 서울 시장을 지방 소주 업체가 공략하기란 쉽지 않다”며 “무학, 보해양조의 공략 실패는 어쩌면 예정된 수순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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