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고육지책으로 배당 중단…주주들 뿔났다

3월 전세계 배당금 취소 기업 576개사
코로나 확산 탓 평소보다 수십배 급증
항공·숙박·백화점·에너지 등 산업 전반
"왜 갑자기"…일부 주주들 강경 성토
  • 등록 2020-04-06 오후 4:19:50

    수정 2020-04-06 오후 4:19:50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그로스 포인트 우즈의 한 상점 창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폐업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코로나19 타격에 전세계 기업들이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있다. 대공황 수준의 침체에 실적이 악화하자 주주 반발을 무릅쓰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미국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토피디아가 ICE데이터서비스를 인용한 결과를 보면 올해 2월20일 이후 한 달간 전세계 576개 기업이 배당금 지급을 취소했다. 직전 한 달(22개사)보다 26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진 지난달 20일 이후 수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배당금을 주지 않겠다고 밝히는 기업은 많아야 월 50~60개, 적으면 20개 남짓이었다.

배당금은 기업이 낸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주주에게 분배하는 돈이다. 한 기업의 투자 가치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는 배당성향(propensity to dividend)이다. 회사가 주인과 이익을 나누는 배당은 비용이 아니라 일종의 투자인 셈이다. 그럼에도 최근 산업계가 이런 고육지책(苦肉之策)을 내놓는 건 코로나19의 충격파로 인한 유동성 고갈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는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항공(보잉, 델타 등) △숙박(매리어트 등) △백화점(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에너지(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아파치 등)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있다. HSBC, 스탠다드차타드, RBS, 바클레이스, 로이스 등 영국의 ‘빅5’ 은행은 영국 금융당국의 압박에 올해 배당금 지급을 중지하기로 했다.

각국 봉쇄령이 장기화할 경우 현금흐름이 양호한 대기업마저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속한 기업 중 38%는 향후 9개월간 배당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이 불가피하게 배당을 중단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주주들은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HSBC 주주들은 본사를 영국 런던에서 다른 도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성토할 정도다. HSBC가 배당을 보류한 것은 1946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다른 기업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 배당 중단은 투자자를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에 또 다른 리스크다.

한편 미국 은행권에서는 배당을 강행하겠다는 기류가 읽힌다. FT는 최근 골드만삭스와 씨티, 모건스탠리 등이 주주들에게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