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외손녀가 문제… 남양유업, 9년래 최저주가 `추락`

황하나씨 사건에 또다시 기업이미지 실추…매출 타격 우려
2010년 이후 최저가…갑질파문 전 대비 '반토막'
실적부진 지속 불구 임원보수는 상향
  • 등록 2019-06-05 오후 5:55:59

    수정 2019-06-05 오후 5:55:59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갑질 파문’으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후 장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남양유업(003920)이 새로운 악재를 만나 신음하고 있다. 주가는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외조카인 황하나 씨가 마악 투약 혐의로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또 한 번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고 이에 따른 매출 타격 우려가 커진 탓이다. 그러자 견디다 못한 홍 회장이 나서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지만 주가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지 쇄신 노력 중 황씨 사건에 ‘와르르’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남양유업 주가는 지난달 말부터 지속 하락하다가 이날 8거래일 만에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며 주가가 지난 2010년 10월 이후 9년 만에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3년 갑질 파문 전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 지위를 누리기도 했던 남양유업 주가는 현재 56만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

갑질 파문 이후 이미지 쇄신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 황 씨 사건이 터지자 남양유업은 또 한 번 심대한 이미지 훼손을 겪고 있다. 특히 유업계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제품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다 보니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기관이 꾸준히 남양유업 주식을 매도하는 움직임도 이같은 리스크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수 박유천의 옛 연인으로 알려진 황씨는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최근 기소된데 이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서도 접대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수많은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황씨 이름 앞에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급기야 회사 측은 황씨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사명 거론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황하나 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고, 황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오너 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결국 재벌가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대중들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았고 일각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하자 회사 측은 태도를 바꿔 머리를 숙였다.

홍 회장은 5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최근 제 외조카 황하나가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친척이라 해도 친부모를 두고 직접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어, 외조카의 일탈을 바로잡지 못했던 것이 후회스럽기만 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결국 집안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제 탓”이라면서도 “황하나는 제 친인척일 뿐, 남양유업 경영이나 그 어떤 일에도 전혀 관계되어 있지 않다”라고 회사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실적 부진에도 임원 보수는 증가

실제로 남양유업의 이미지 훼손은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 1조2392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1조797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8억원에서 86억원으로 급감했다. 경쟁사인 매일유업(267980)이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매일유업은 재작년 매출 8812억원, 영업이익512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조3006억원, 영업이익 744억원으로 향상됐다.

특히 남양유업은 지난해 식음료업계에서 매출 순위 하락폭이 가장 컸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매출액 순위 국내 500대 기업을 선정한 결과, 올해 남양유업의 기업순위는 435위로 전년 377위에서 58계단 하락했다. 조사대상이 된 31개 식음료업체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이같은 하락세가 지속되면 남양유업이 지난 2009년부터 유지해 오던 ‘매출 1조클럽’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더구나 이같은 실적 부진 속에서 직원들의 급여는 줄인 반면 홍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보수는 유지되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나 더욱 눈총을 사고 있다. 남양유업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임원 8명의 평균 보수는 4억2400만원으로 전년 2억7900만원에서 50% 이상 급증했다. 반면 일반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전년 4536만원에서 지난해 4412만원으로 124만원(2.7%) 줄었다.

남양유업은 증시에서도 대표적인 ‘은둔기업’으로 꼽힌다. IR활동이나 기업 정보공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주주가치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도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제안을 부결시키며 ‘짠물 배당’ 기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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