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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방송은 18일(현지시간) “지난 5년 동안 한국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저지른 범죄가 45% 늘었다. 살인, 방화, 강간 및 강도 등 중범죄도 2013년 1000건에서 2017년 1800건으로 70% 급증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톱기사로 보도된 기사에선 다양한 노인 범죄가 소개됐다. 지난 11월 한 70대 노인이 택배를 늦게 배달했다면서 배달회사 직원을 폭행했는데, 경찰 조사 결과 이미 이틀 전 소포가 배달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노인은 택배를 받은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앞서 8월에는 또다른 70대 노인이 물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이웃 주민에게 상해를 입히고 공무원 두 명을 살해했다. 4월엔 69세 여성이 마을 잔치 음식에 살충제를 탔다가 검거됐다.
71세의 한 수감자는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돈이 없을 때 범죄율이 올라간다. 노인 범죄가 늘어나게 된 것은 노인 일자리와 국가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70세 수감자도 “나는 1940년대 후반 출생해 한국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를 겪은 세대다. 수십만명이 전쟁으로 가족과 이별했고 고아도 많다. 하지만 사회적 지원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한국 사회는 노인들을 더 잘 돌봐야 한다”고 거들었다.
조윤오 동국대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일자리가 없는 노인은 사회와 단절됐다고 느끼게 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을 향한 적개심으로 이어지거나 우울증, 반사회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족과 직장을 통해 사회와 더 많은 관계를 맺을수록 자기 통제력이 강해지고 범죄도 억누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번 범죄를 저지른 경우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문제다. 노인 수감자들의 재범률은 30%로 평균치(20%)를 웃돌았다. CNN은 재소자 인터뷰를 인용, 노인들은 다시 사회에 복귀해도 갈 곳이 없거나 돈이 없어 출소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CNN은 노인 범죄 급증으로 고령 수감자가 늘어나면서 교도소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치매, 암 등 건강 문제 발생시 격리·치료 등 신경쓸 일이 더 많아졌다. 이에 일부 교도소는 휠체어, 체중계, 혈압측정기 등을 비치해 두기 시작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에어로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