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스리랑카 대통령, 몰디브로 도피

13일 자진 사임 약속…체포 두려워 해외 도피
미국서 비자발급 거부 등 수차례 탈출 시도 실패
공군기지서 하룻밤 지새고 군용기 타고 몰디브행
소식 들은 국민들 분노하며 반정부 시위…"책임 회피"
  • 등록 2022-07-13 오후 6:14:21

    수정 2022-07-13 오후 6:14:2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국가 부도 위기에 따른 반(反)정부 시위로 자진 사임을 약속했던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몰디브로 임시 대피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 (사진=AFP)


13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라자팍사 대통령은 이날 새벽 아내, 경호원 등과 군용기를 타고 몰디브에 도착했다. 몰디브가 최종 목적지는 아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라자팍사 대통령은 잠시 몰디브에 머물렀다가 다른 국가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의 동생인 바실 라자팍사 전 재무장관은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라시팍사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이미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상태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주말이었던 지난 9일 반정부 시위대가 관저로 몰려들자 13일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시위대로부터 몸을 숨긴 채 불체포 특권이 적용되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해외 도피를 시도했다.

전날에도 아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하려 했다. 하지만 일반 여객기에 탑승하면서 다른 승객들과 나란히 줄서는 것을 거부하자 공항 직원들에게 출국을 거부당했다. 결국 공항 인근 공군 기지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군용기를 타고 탈출에 성공했다.

소식을 접한 스리랑카 국민들은 거리로 뛰쳐 나와 또다시 시위를 벌였다. 해외로 도망간 라스팍사 대통령이 “책임을 회피했다”며 분노를 표하면서도 “투쟁의 승리”라고 외쳤다.

라스팍사 대통령 일가는 2005년부터 20년 가까이 독재 통치를 해왔다. 라스팍사 대통령을 비롯해 형, 동생, 조카 등이 번갈아가며 권력을 독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력 관광 산업이 붕괴하며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 왔다. 중국, 인도 등의 도움을 받으며 버텼지만 결국 올해 5월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이후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나섰지만, 지난달 “경제가 완전히 붕괴했다”고 실토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도 라스팍사 대통령과 같은 13일에 사퇴한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생필품, 연료 부족 등에 시달려 온 스리랑카 국민들은 디폴트 이후 참았던 불만이 폭발, 현재까지 전국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스리랑카 경찰은 치안, 공공질서 보호, 필수 서비스 유지를 명목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야권 지도자들은 15일 의회를 소집하고, 20일 새 대통령을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더라도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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