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캐시카이 배기가스 불법조작..떨고 있는 자동차업계

  • 등록 2016-05-16 오후 4:57:23

    수정 2016-05-16 오후 7:09:58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에 이어 닛산까지….’ 닛산 ‘캐시카이(Qashqai)’에서 배기가스를 불법 조작하는 임의설정이 발견돼 판매정지명령과 형사고발까지 예상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환경부가 매년 100개 차종씩 조작 여부를 수시 검사하고 내년 9월부터는 전 차급에 대한 실외 도로조건 배출허용 기준을 적용키로 한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곤혹스러운 한국닛산… 조작 사실은 ‘부인’

한국닛산은 환경부 발표 직후 “조작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환경부는 캐시카이가 엔진 흡기온도가 35℃를 넘어가면 배출가스 저감장치 중 하나인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 exhause Gas Recirculation)가 작동하지 않은 걸 조작 근거로 봤다.

한국닛산은 이에 대해 “엔진보호를 위해 일정 온도에서 EGR이 작동하지 않는 건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며 “기준 온도가 좀 낮은 게 오해를 샀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준과 유사한 유럽연합(EU)에서도 닛산 차량에 대해 임의설정이 없었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며 “환경부에 충분히 설명해 오해를 풀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도 반복적인 시험을 통해 판단한 것이지 폭스바겐 때와 마찬가지로 EGR과 관련한 직접적인 임의설정 증거를 밝혀낸 건 아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엔진보호를 위해 엔진 흡기온도 45~50℃에서 EGR을 중단하는데 닛산은 일반 운행조건인 35℃에서 중단했다며 이는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닛산 측의 추가 소명이 없는 한 이달 중 판매중단·리콜 등 제재가 가해질 예정이다. 한국닛산은 당장 판매금지를 비롯한 제재도 제재지만 이번 발표에 따른 이미지 타격이 상당하리라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조사 결과에 당혹한 건 닛산뿐 아니다. 르노삼성의 스페인산 소형 SUV QM3도 이번 실외 도로 주행 시험 때 기준치보다 질소산화물(NOx) 배출이 17.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조사한 20개 차종 중 캐시카이의 20.8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배출량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자체 실외 도로 측정 땐 실내 인증 방식 때보다 약 7배 높은 수치가 나왔는데 엔진 온도 등 테스트 조건 차이로 (환경부와) 차이가 난 것 같다”며 “기준치 초과는 사실이므로 올 연말까지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가 닛산 캐시카이 등을 인증모드와 다른 조건으로 질소산화물(NOx) 배출 시험한 결과값. 환경부 제공
‘우리도 안심 못해…’ 떨고 있는 디젤차 업계

함께 조사받던 나머지 19개 차종 제조·수입사는 당장 한시름 놓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번 조사에서도 BMW 520d 1개 차종을 뺀 19개 차종 모두 실외 도로주행 시험에서 유로6 NOx 배출가스 기준을 넘겼다. 닛산 캐시카이와 르노삼성 QM3 외에도 한국GM 트랙스 디젤과 푸조 3008, 메르세데스-벤츠 E220, 포드 포커스 1.5d, 쌍용 티볼리의 NOx 배출량도 기준치인 80㎎/㎞의 8~11배에 달했다. 이들 차종 모두 뚜렷한 임의설정 근거가 없어 제재를 받지 않았을 뿐이다.

문제는 EGR을 사용해 산소량이 줄어든 공기를 재활용하다보니 차량 성능 저하가 불가피하다. 탄소(카본) 찌꺼기가 쌓여 정화기능이나 출력 저하 우려도 있다. 고객에게 최대한 높은 연비와 성능을 제공해야 하는 제조사로선 각국 환경 규제는 피하는 선에서 EGR 작동을 최대한 줄이려는 욕구가 들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에어컨을 켜면 EGR을 작동하지 않도록 해 2006~2011년형 디젤차 87만대에 대해 무상수리한 바 있다. 또 르노와 볼보트럭, 포드, 혼다 등도 미국 등지에서 수십·수백억원 규모의 벌금을 낸 바 있다.

자동차 제조·수입사는 이번 발표 직후 공식적으론 ‘우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론 EGR 설정 등 환경 이슈에 대한 자체 점검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 대상 차종에 포함된 한 제조사 관계자는 “매년 강화되고 있는 각국 환경 규제는 사실 특정 업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자체 검증을 강화하는 등 환경 이슈에 대한 대책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GR이란 엔진에서 한 번 쓰인(배기한) 가스를 다시 흡기 쪽으로 보내 재연소하는 장치로. 공기를 재활용함으로써 흡기 중 산소량을 줄이고 온도를 낮춰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줄여준다. 2009년 유럽이 적용을 시작한 새 환경규제 유로5를 만족하기 위해 도입됐다.

환경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시행한 20개 디젤 차종 실외 도로주행 시험 결과값. 환경부 제공
닛산 캐시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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