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 잘려도 하청이면 무재해"… PD수첩, 한전 외주실태 고발

  • 등록 2018-09-12 오후 3:46:37

    수정 2018-09-12 오후 4:04:48

(사진=MBC PD수첩 캡처)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한국전력이 위험한 배전 현장 작업에 외주 노동자를 대규모로 투입하는 현실을 고발했다.

11일 밤 방송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비용문제로 송전 차단도 하지 않은 채 전신주 보수 등 배전 작업을 외주 노동자들에게 대규모로 맡겨 심각한 산업재해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D수첩은 외주업체 소속으로 작업을 하다 감전사고를 당해 두 팔을 절단하는 등 심각한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직접 만났다. 50대 배일섭씨는 왼쪽 안면에 전류가 강하게 흘러 화상을 입으면서 왼쪽 눈이 실명되고, 왼쪽 귀도 떨어져 나갔다. 오른팔 역시 절단했으며 척추 손상도 입어 배꼽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배씨는 “(공법이) 다치면 잘못된 거고 안다치면 잘된 것이다. 그런데 그 공법으로 많이 다치고 있다”며, 작업장 안전을 보장하지 않고 있는 한전의 행태를 비난했다.

60대 황영돈씨 역시 작업 중 감전사고로 두 팔을 모두 절단했다. 황씨는 양팔 손상이 너무 심해서 절단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죽고 싶었다”며 치료 당시를 회고했다. 배씨는 절단 된 팔이 마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환상통 역시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송전탑에서 보수작업을 하는 경우 고압의 전류를 차단하는 정전 공법이 적용돼야 안전이 보장됨에도, 한전은 정전 시 발생하는 비용문제 때문에 정전 없이 작업을 진행하는 직접활선 공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황씨를 작업에 투입한 한국전력 횡성지사는 6000일 이상 무재해 기록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PD수첩이 황씨 사고를 언급하자 관계자는 “무재해는 외부 업체 사고가 아니라 저희 직원 사고일 때 무재해 일수에 들어간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온 민주노총 건설노조 측은 전기원 노동자들의 작업장 안전 확보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석원희 건설노조 전기분과 위원장은 수많은 사고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배전현장은 전쟁터에 있는 지뢰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10년 동안 한전 하청업체 직원의 산재사고는 1529건으로, 한전 직원의 38건에 비해 40배나 많다.

(사진=MBC PD수첩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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