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또 고개숙인 신동빈..쇄신안으로 바닥친 '롯데'건져낼까

작년 8월이후 14개월 만에 같은 자리서 공식사과
23명 계열사 대표 동행..'그룹 쇄신안' 함께 발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 전환 등 골자로 삼아
  • 등록 2016-10-25 오후 4:52:20

    수정 2016-10-25 오후 4:53:1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롯데그룹의 총수 신동빈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작년 8월 경영권 분쟁으로 기자회견을 연 이후 두 번째 대국민 사과이자 검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지 일주일 만이다.

신 회장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4개월 넘게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반성하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한 쇄신안을 발표했다.

그는 “그룹 경영에 참여해왔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와 개혁을 이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롯데그룹 23개 계열사 대표이사들과 정책본부 주요 임원들이 함께 했다.

공교롭게도 신 회장은 14개월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머리를 숙였다. 경영권 분쟁이후 가졌던 대국민 사과에서다. 당시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촉발된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으로 그룹 이미지를 훼손시킨 것을 사과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호텔롯데 상장(IPO)을 선언한 바 있다. 이듬해에는 검찰 수사로 같은 자리에서 또 머리를 숙였다. 그룹 총수가 1년 간격으로 대국민 사과를 두 번이나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롯데 이미지가 얼마나 추락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근대적 경영방식·순환출자 등으로 대표되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한 롯데그룹의 노력은 쇄신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기본방향은 ‘투명성 강화’다.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각오다.

우선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를 신설한다. 기존에 존재하던 ‘투명경영위원회’와는 별개로 주요 계열사의 준법 여부를 체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외부 법률자문가 등을 영입하기로 했다.

같은 맥락에서 ‘비전 2020’도 사실상 폐기한다. 앞서 롯데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톱 10위 기업을 달성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전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나치게 수치를 앞세운 목표라는 지적을 반영해 향후 사회적 가치를 앞세우는 방향으로 목표로 재설정할 예정이다.

기존 ‘신동빈의 호위부대’로 불릴 정도로 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롯데정책본부’도 축소한다. 지난 2004년 계열사 별 중복투자 등을 막고자 신설한 조직이지만 이후 조직이 비대해져 계열사 경영에 지나친 간섭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기존 ‘지시’하는 조직에서 ‘지원’하는 조직으로 역할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 IPO도 상장조건이 충족되는 대로 재추진한다. 작년부터 신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온 프로젝트지만 지난 6월 검찰수사 이후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이날도 신 회장은 “상장을 조속히 재추진해 글로벌 기업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 외 지속적인 투자와 고용도 이어간다. 이날 롯데는 향후 5년 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 1만명을 향후 3년 간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해 고용 안정에도 힘쓸 방침이다.

다만 아직 밑그림 정도 수준의 쇄신안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투명성 강화’라는 기본 방향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앞으로 실천 여부에 달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구체적 실천방안까지 내놓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면서 “일단 대략적인 개혁 방향을 제시한 뒤 하나씩 실천해 나가겠다.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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