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 인하 발표에 與 "논의한 바 없다"..'여당 패싱' 논란

21일 기재부, 상반기 중 0.05%p로 인하 발표
민주당 "자본시장과세TF서 아직 결론 안 났는데.."
기재부, 면피용 '찔끔 인하' 의도 지적도
  • 등록 2019-03-21 오후 4:58:58

    수정 2019-03-21 오후 6:26:43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과세 개선 TF 1차 간담회에서 심기준(왼쪽부터), 이원욱, 최운열, 유동수 의원 등 위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증권거래세를 올해 상반기 중에 0.05%p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먼저 발표를 하면서 ‘여당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맞춰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사항을 무리하게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에서는 정부안에 대해 다시 논의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이 결과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 기획재정위원회 관계자는 21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정부의 발표가 거래세를 인하한다는 큰 방향에는 맞지만 내용 협의 과정이나 발표 시점 등에서 아쉬움이 있다”며 “향후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선TF와 기획재정위원회 차원에서 인하율이나 향후 계획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 문제는 민주당이 선도적으로 끌고 온 이슈였다. 최운열 의원이 관련 내용을 담은 증권거래세법안을 발의하며 논의를 주도해 왔다. 당에서도 당 정책위원회 산하에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선TF를 꾸려 증권거래세 폐지 방안 등을 다뤄왔다. 이 TF는 4월말까지를 시한으로 안건에 대한 결론을 내린 후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해찬 대표가 두차례나 금융투자업계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TF는 지난 13일에 회의를 열어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의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 TF 관계자는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큰 방향을 잡아 놓고 각 기관들의 의견을 청취한 정도로 논의를 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인하율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여당과의 논의 과정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발표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TF 소속 한 의원은 “당정간 논의 중인 사안에 대해 정부가 먼저 발표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4월말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시한까지 못박았는데 이렇게 하면 당정협의를 할 필요가 뭐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증권거래세 인하에 소극적이던 기재부가 여당의 압박이 심해지자 인하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운열 의원이 낸 증권거래세법안에 따르면 거래세를 매년 20%씩 인하해 5년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5년간 매년 0.06%p씩 인하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재부 안에 따르면 올해만 0.05%p를 낮추고 이후 인하 계획이 없다. 기재부가 한번만 찔끔 인하하고 말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발표 시점과 관련해서도 대통령 행사에 맞춰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혁신금융’ 행사에서 뭔가 가시적인 발표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정부가 발표를 서두른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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