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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새 둥지가 될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가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으로 낙점됐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대전시 결정을 수용해 줄 것을 당부하면서 “5개 자치구가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지만 탈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전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허 시장이 당초 중구지역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자치구들의 의견을 청취하자”고 제안한 결과, 지역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치·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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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2025년에…원도심 활성화 핵심
허 시장은 21일 대전시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민선 7기 주요 공약사업 중 하나인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부지를 한밭종합운동장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해 베이스볼 드림파크 부지 선정을 비롯해 규모, 형태, 운영방안 등의 최적화 모델을 찾기 위해 관련 용역을 의뢰했다. 용역 결과 한밭종합운동장은 입지환경과 사업 실현성, 경제성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적으로 최고점수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오는 7월까지 용역을 진행한 뒤 최종 결과를 토대로 행정안전부의 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중앙투자심사 등의 행정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총사업비 1360억원을 투입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2021년 설계 및 공사에 들어가며 2025년부터 한화이글스의 홈 구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특히 대전시는 원도심 활성화의 중심 앵커시설로 활용하는 동시에 보문산권 관광벨트를 연계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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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간 경쟁으로 변질…갈등 첨예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입지가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으로 결정되면서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자치구간 표정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현재 한화이글스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한밭야구장(한화생명이글스파크)은 1964년 준공된 야구장으로 KBO리그 구장 중 가장 열악한 시설물로 손꼽힌다. 이에 야구팬들을 비롯해 시민들은 그간 새 야구장 건립을 요구해 왔고 허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중구지역 공약으로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현 한밭종합운동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뒤 그 자리에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복합시설로 신축하고 보문산 관광벨트와 연계한다는 구상이 중구지역의 핵심 공약이었다. 그러나 허 시장은 지난해 6월 당선된 뒤 같은해 10월 원래 후보지로 내세웠던 중구 한밭종합운동장 부지뿐만 아니라 대전 전 지역을 대상으로 새 야구장 부지 선정 평가용역을 실시하면서 전 자치구에서 유치전쟁이 시작됐다.
대덕구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 뒤 구청사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대덕구의 새 야구장 건립을 요구했다. 동구는 야구장 유치를 위한 기획단을 구성하고 주민설명회, 서명운동을 연달아 열며 야구장을 유치에 나섰다. 유성구도 접근성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에 현 한밭야구장이 있는 중구에서 강한 반발이 계속됐다.
대전 중구의회 의원들은 지난 7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삭발까지 하면서 허 시장에게 공약 이행을 강하게 요구했다. 심지어 구청장 비서실장이 나서서 단식농성을 벌이는 촌극도 벌어졌다. 김용원 대전 동구청장 비서실장은 대전역 앞에서 천막 단식농성을 벌였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도 대전시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유정수(42)씨는 “대전의 경우 원도심은 폐허로 변했고 그나마 살기 좋다고 알려진 서구와 유성구는 집값이 급등하는 등 서민경제가 파탄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가 야구장을 놓고 지역간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락 지역 주민들 불신과 불만 팽배
대전시가 베이스볼 드림파크 부지를 최종 발표하자 자치구들은 일제히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불만과 불신의 골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중구는 이번 결정이 “시장과 시민간 약속의 결과물”이라며 그간 야구장 유치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대전시 책임을 강조했다. 박용갑 중구청장은 “입지 환경과 접근성, 사업 실현성, 도시 활성화 효과, 경제성이라는 항목에 따라 객관적으로 평가를 했을 것”이라며 “그간 묵묵히 자제하며 기다려 준 구민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반면 황인호 동구청장은 “23만 동구 구민과 함께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히 동구 발전만이 아닌 대전시 전체의 발전과 위상, 랜드마크로서의 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대전역 선상야구장이 최적지임을 확신해 왔다”며 “대전시가 앞으로 대전역 복합2구역 개발 공모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와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구가 최종 부지에 선정된 걸 축하하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겸허히 수용한다. 대전시는 대덕구가 입지로 고려했던 신대동·연축지구 개발 성공을 위해 제2대덕밸리 첨단산업단지를 조속하게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도 “대전시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입지를 결정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대전시와 5개 자치구, 지역사회가 합심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대전의 발전을 앞당기는 데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단식 농성을 벌였던 김용원 대전 동구청장 비서실장도 “대전시가 이번 용역 결과에 대한 항목별 점수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평가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동구가 제안한 선상야구장은 동구를 넘어 대전 전체의 이익을 위해 꼭 필요했던 사업이었다”며 대전시의 이번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