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정상회담 국면…한달동안 치열한 협상에 돌입

북미, 고위급-실무협의 거치며 정상회담 개최 결정하고 양측 입장 재확인
오리엔테이션 끝내고 정상회담까지 한달간 ‘주고받기’ 두고 공방전 예상
“양측 다 ‘톱다운’ 선호…정상회담에서 담판내고 이후 실무협상 이어질 것”
  • 등록 2019-01-21 오후 5:00:08

    수정 2019-01-22 오후 2:41:32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북한과 미국은 공개적으로 정상회담 국면에 돌입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국 방문으로 북미 양측이 2월 말 정상회담 개최에 전격 합의한데 이어 스웨덴에서는 양측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가 ‘합숙회의’에 들어가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연초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이젠 양측이 어떤 합의를 이뤄낼 것이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미가 오랜 세월 쌓인 ‘불신의 벽’을 극복하고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는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연합뉴스)


북미, 실무협의 통해 한달간 ‘밀당’…결국 담판은 정상회담서

일단 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한 외교 소식통은 21일 북미간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인 스웨덴 현지 상황과 관련 “북미 실무대표단이 접촉했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자리를 함께했다”며 “이도훈 본부장이 수시로 본부와 소통하고 있고 우리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남·북·미 3자 대면 외에도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부터 북미 고위급 회담과 최선희 부상과의 협의 내용 등을 상세히 공유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주에 (북한) 최고 대표자들과 아주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며 “2월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2차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공식화 된 만큼 ‘본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물밑 접촉과 여론전을 통한 탐색기간이었다면 이제 북미는 협상 테이블에서 각자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금까지는 양측이 정상회담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거기에 합의를 이뤄냈다. 현재 분위기는 좋을 수 밖에 없다”면서도 “스웨덴 실무 협의도 각자의 기존 입장과 진정성을 강조하는, 말하자면 오리엔테이션 수준이 될 것이다. 여기까지는 ‘1라운드’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부원장은 “정상회담까지 남은 한달동안 북미가 수차례 만나면서 본격적인 실무 협의가 진행될 거고 양측은 기존 입장을 밀고 나갈 것”이라며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누가 먼저 취할 것이냐, 어떤 조치를 내놓을 것이냐를 두고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정상이 만나 담판을 지을 수 있는 ‘판’을 만들어 놓는 작업을 작업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웨덴에 도착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18일(현지시간) 스웨덴 외교부를 방문, 마르코트 발스트롬 외교장관을 면담하고 나오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 연합뉴스)


ICBM 동결 등 초기 비핵화 조치 거론…美 전략 다소 바뀐 듯

2월 말 정상회담이라는 목표를 두고 협상 테이블이 본격적으로 마련된만큼 북미 양측은 자신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에 들어갈 전망이다.

북한은 이미 성의있는 조치를 취했다며 미국이 상응조치를 꺼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비핵화 조치의 진전 없이는 움직일 수 없다며 북한의 행동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싸움’에 치중했던 이전에 비해서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 방점을 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셀제로 미국측의 대북 협상 전략에도 다소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의 대북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회담 직전 미국 ‘싱클레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긴 과정이 될 것이라는 점을 항상 알고 있었다”며 “그것을 하는 동안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미국을 위협했던 북한 핵·미사일 시험이 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그 위험을 줄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확장 능력을 줄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동결’하는 쪽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 최고위 당국자들은 여전히 북핵 협상의 궁극적 목표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간 과정으로서 비핵화 초기 조치와 상응조치간의 맞교환이 가능할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 보유고가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6월 정상회담 이후로 동결 차원에서는 전혀 진전이 없고 협상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도 핵 보유고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세영 국립외교원장도 지난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초기 조치와 상응조치를 교환하는 이른바 ‘스몰딜’에 대해 “그것이 최종적인 결과라고 한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일정한 중간 스텝이 되고 최종적으로는 완전한 비핵화 단계로 간다고 한다면 스몰딜도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볼 때 이게 하나의 프로세스다, 과정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미 협상 국면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결국 협상의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 될 수밖에 없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해에 그랬던 것처럼 북미간에 대화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간 협상을 진행하고 신뢰가 생기는 과정은 장기간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양측이 서로 더 많이 만나고 대화를 해서 오해의 격차를 좁히도록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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