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무엇을 보았나”…'비둘기' 美연준에 겁 먹은 시장

예상보다 더 완화적인 연준에 경기 하강 우려 확산
미국채 10년물 금리 1년 2개월여만에 최저치 기록
펀더멘털 반영하는 장기채 금리 일제히 하락
글로벌 침체 우려에 각국 CDS 프리미엄 일제히 급등
  • 등록 2019-03-21 오후 5:14:34

    수정 2019-03-21 오후 7:36:5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이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무엇을 본 것일까. 간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예상보다 더 완화적인 모습을 보이자 오히려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연준 위원들이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두워진데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의심에 시장은 불안해 했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간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8.07bp(1bp=0.01%포인트) 하락한(채권 가격 상승) 2.535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5일(2.4804%)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하락세도 지난해 5월 29일(-15.21bp) 이후 가장 가팔랐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의 펀더멘털을 평가할 때 주로 참고하는 지표다. 미국 경제의 근본적인 경제상황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 금리가 상승하고, 그 반대라면 하락하는 구조다. 간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FOMC 정례회의 결과 때문이다.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더 완화적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모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난 점은 시장의 예측과 달랐다. 시장은 애초 기존 두 차례 추가 인상 기조에서 한 차례 추가 인상 정도로 조정될 것으로 봤다.

연준 위원들의 경기전망이 시장보다 어둡다는 데 시장은 불안해 하고 있다. 연준이 향후 미국 경기가 둔화될 수 있는, 아직 시장이 보지 못한 어떤 신호를 감지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퍼져나갔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졌다는 점도 이같은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다. 장기물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단기물인 2년물 금리 사이 격차가 간밤 13.91bp로 좁혀졌다. 지난 1월 29일(13.56bp) 이후 거의 두 달 만에 가장 좁다.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졌다는 것은 시장이 향후 경기 침체를 의심하고 있다는 징조다. 채권은 만기가 짧을수록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고, 길수록 향후 경기 전망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졌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경기 둔화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뜻이다.

문제는 그나마 ‘나홀로’ 호황을 보이던 미국의 경기마저 꺾이면, 글로벌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수출 의존도가 큰 국내 경제도 타격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장기물 금리가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차도 좁혀졌다. 21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4.9bp 하락한 1.932%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장·단기 금리차(10년물-3년물)는 13.90bp였다. 이 역시 올해 중 가장 좁혀진 수치다.

시장의 불안심리는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에서도 나타났다. 간밤 전세계적으로 CDS 프리미엄이 일제히 급등했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다. 채권을 발행한 국가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도 오른다. 보험 가입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간밤 10.53% 상승한 32.33이었다. 2017년 3월 20일(+11.76%) 이후 2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다. 프랑스(+8.99%)와 호주(+14.79%) CDS 프리미엄도 급격히 상승했다. 일본 CDS 프리미엄도 12.75% 이례적으로 급등했고, 중국 CDS 프리미엄은 12.39% 올랐다.

조용구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FOMC 이후 각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과 미국의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큰 폭 하락한 것은 시장이 향후 경기 둔화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 꼼짝 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