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혐의점 없어"…'故손정민 사건' 의혹 발본색원 나선 경찰(종합)

27일 서울경찰청 ‘한강대학생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
“친구 A씨 의류 등에서 혈흔 미검출…특이사항 없어”
"입수 경위·새벽 입수자 신원 파악 아직…진실 밝힐 것"
'반진사' 회원들 "결론 정해놓은 수사" 의혹 계속 제기
  • 등록 2021-05-27 오후 5:54:13

    수정 2021-05-27 오후 9:48:02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경찰이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 사건과 관련한 현재까지 수사 진행상황을 전면 공개했다. 현재까지 손씨 사망 관련 범죄 혐의점이 없으며 ‘익사’로 추정된다는 게 경찰의 중간 결론이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매일 설명하고 있으나 의혹이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서, 아예 중간 수사 진행상황을 공개, 의혹을 원천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원횡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제2서경마루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사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각종 의혹 반박 증거 공개…“현재까지 범죄 혐의점 없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7일 “현재까지 변사자 사망의 범죄 관련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한 달 간 수사상황 발표와 함께 온라인 등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입장을 밝혔다. 지난 주말 이후 반포한강공원에서 ‘철저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연일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이번주에도 매일 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26일에도 손씨의 아버지가 30페이지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의혹을 또 다시 제기하자, 서울경찰청은 이날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23페이지짜리 중간수사 결과 문건을 게시했다. 손정민씨 사망 관련 의혹을 ‘발본색원’ 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경찰의 중간수사 발표는 ‘손정민씨는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며, 함께 있었던 친구 A씨의 범죄 혐의점은 없다’로 요약된다. 경찰은 우선 A씨의 의류에서 혈흔이 발견되지 않은 점, 손씨의 의류에 남아 있던 혈흔이 모두 본인 것으로 확인된 점 등을 들어 손씨의 사망 관련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실종 당일인 오전 2시 18분쯤 손씨와 A씨가 찍힌 사진과 관련해 ‘A씨가 손씨의 주머니를 뒤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는 “위 사진을 제출한 목격자는 ‘친구 A씨가 자고 있던 손군 옆에서 짐을 챙기고 손군을 흔들어 깨우는 장면’이라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또 손씨가 친구 A씨와 함께 한강에 입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반박 증거도 공개했다. 경찰은 “A씨가 오전 4시 40분쯤 귀가할 시 탑승했던 택시기사는 ‘운행 종료 후 내부 세차 시 차량 뒷자석이 젖어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손씨 아버지가 ‘손씨가 평소 물을 무서워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서도 경찰은 “손씨가 해외 해변에서 촬영한 사진과 국내에서 물놀이하는 영상을 확보했다”며 “정확한 입수 경위에 대해 계속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종 당일 오전 4시 40분쯤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이 한강으로 들어가는 남성을 봤다는 진술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제보 신빙성을 확인해왔다.

경찰은 “목격자 7명 중 5명이 (입수자를) 직접 목격했다고 진술했고, 다른 2명도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당일 상황과) 유사한 조건에서 현장 조사한 결과 목격자들 위치에서 입수 장면을 어려움 없이 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목격자들은 입수자가 ‘아’, ‘어’ 등 시원하다는 듯한 소리를 내며 수영하듯 한강에 들어가 ‘위험한 상황으로 생각되지 않아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10일 오전 서울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찰관 20여명이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지유 기자)
각종 의혹에 ‘수사 전면 공개’ 택한 경찰…마지막 행적 파악은 아직

경찰은 이같은 수사 진행상황을 이례적으로 전 국민에게 공개했다. 경찰은 수사자료를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더불어 ‘경찰수사사건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 제5조 제1항 제4호에 의거해 현재까지의 수사 사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다음과 같이 공개한다”고 적었다.

다만 아직 손씨 사망 경위는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실종 당일 새벽 한강으로 입수한 입수자의 신원도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실종 전날과 당일 실종신고가 접수된 63명에 대한 신원 파악을 모두 마쳤으며, 이들 모두가 이번 사건과 관련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자 부분만 확인이 된 거지 현재로서 실종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들어갔다거나 한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한 바는 없다”며 “입수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계속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확보한 폐쇄회로(CC)TV, 목격자 등 수사된 내용을 토대로 아직까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실종 당일 오전 3시 38분 이후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기존 목격자 진술을 면밀히 확인하는 한편, 추가 목격자 확보를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을 직접 목격한 16명의 목격자를 확보하고 진술 신빙성 확인을 위해 현장조사와 휴대전화 포렌식, 법최면 수사까지 실시했다”며 “A씨와 가족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모든 수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의 지금까지 해명에도 이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점점 증가해왔기 때문에 경찰의 바람대로 의혹을 일축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손씨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네이버 카페 ‘반포한강공원 진실을 찾는 사람들(반진사)’에는 이날 경찰 발표 후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 “목격자들 진술 진위를 밝혀야 한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미처 확보하지 못한 CCTV와 증거자료들이 있을 것이라며 오는 29일 반포한강공원 토끼굴 인근에서 ‘손씨 사건 해결을 위한 목격자 및 CCTV·블랙박스 확보’ 집회 및 추모식을 열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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