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실제로 이런 수치가 통계로 잡힌다는 점에서 맞다. 하지만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을 계산할 때 통신사들이 도매로 파는 알뜰폰(MVNO)까지 합쳐 계산했다는 관례에 비춰보면 논란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을 나타내는 통계가 3가지이기 때문이다.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7월 현재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41.92%이기도 하고, 47.66%이기도 하며, 47.29%이기도 하다.
①41.92%는 이통3사가 알뜰폰에 도매로 판 것을 뺀 기준이고(모집단이 이통3사+알뜰폰)② 47.66%는 알뜰폰을제외한 기준이며(모집단이 오로지 이통3사)③ 47.29%는 이통3사가 알뜰폰에 도매로 판 것을 합친 기준(모집단이 알뜰폰 도매 가입자 포함)이다.
정부나 국회, 소비자, 증권가 등에서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을 살필 때 모집단이 어떤 것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①알뜰폰을 이동통신 시장의 독립적 존재로 인정하느냐 ②알뜰폰 영향력을 뺀 이통 3사간 경쟁상황을 비교하느냐 ③도매와 소매를 합친 통신망 보유 사업자의 영향력(또는 지배력)을 평가하느냐에 따라 어떤 통계를 선택할지도 달라진다.
SK텔레콤의 2018년 7월 점유율은 41.92%, KT는 26.09%, LG유플러스는 19.96%다. 3사를 합쳐 100%가 안 된다. 알뜰폰이 12.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통계는 알뜰폰의 시장점유율을 계산할 때 적합하다. 정부의 경쟁활성화 정책(알뜰폰 지원정책)을 평가할 때 지표로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알뜰폰은 이통3사로부터 도매로 물건을 받아 소매로 파는 사업자라는 점에서, 이통3사가 도매로 판매한 숫자를 뺀 것은 전체 통신시장의 경쟁상황을 보는데 오해를 줄 수도 있다. 알뜰폰은 이통3사로부터 망을 빌리지 않으면 서비스할 수 없기 때문이다.
②알뜰폰 뺀 이통3사간 경쟁상황만 볼 경우
하지만 알뜰폰의 존재를 아예 무시한 탓에 이통 3사 사이의 소매시장 경쟁 구도만 평가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알뜰폰은 이통3사에 소매시장에선 경쟁상대이나, 도매 시장에선 고객인데 도매 시장에서의 경쟁 구조는 전혀 파악할 수 없다.
③도매와 소매를 합친 이통3사의 영향력을 볼 경우
알뜰폰 사용망의 가입자를 반영하면 2018년 7월 SK텔레콤의 점유율은 47.29%이고, KT는 31.68%, LG유플러스는 21.03%다. 셋을 합치면 100%가 된다.
이통3사 모두 소매와 도매(알뜰폰에 망을 빌려주는 행위)를 하는 만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소매시장에서 알뜰폰 자체의 성장세나 하락세 여부는 파악할 수 없다.
결국 통계 이용자의 목적에 따라 기준이 된 근거나 한계를 밝히고 3가지 통계 중 하나를 인용하면 그만이다. 다만,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숫자 자체가 주는 착시 현상은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