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투트랙 대화' 급전환..힘받는 10월 '北美 2차 정상회담'

北美 간 협상 채널, 뉴욕·빈으로 확대..속도전
'관계 전환' 의미 부여..가시화하는 '종전선언'
'국면전환 절실' 트럼프, 10월 김정은 만날 듯
  • 등록 2018-09-20 오후 3:37:07

    수정 2018-09-20 오후 3:43:17

사진=연합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직전까지 대북(對北)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죄던 미국이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 내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과의 근본적인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즉각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내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계기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간,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대표자 간, 이른바 ‘투-트랙(two-track)’ 회담을 제시했다. 그간 핵 리스트 신고와 종전선언의 선후를 놓고 교착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북·미 간 협상이 속도에 이어 전선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항간의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적인 대화국면으로의 급전환이다. 이는 이미 물밑 조율에 나선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도 탄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관측된다.

급전환된 北美 대화국면, 물밑조율로 선물 주고받았나

애초 남북 정상 간 평양공동선언에 담긴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처를 할 용의가 있다’ 등만 언급됐을 뿐, 그간 요구해온 ‘핵 리스트 신고’, 즉 현재 핵 폐기에 대한 그 어떤 언급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북·미 대화의 속도와 전선을 넓히겠다고 했다. 북·미 양측이 물밑협상을 통해 모종의 선물 보따리를 주고받았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대 영구폐쇄 및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를 언급하면서 “미국과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참관 아래”라는 표현을 썼다. 애초 평양공동 선언에는 없는 문구다. 북한이 검증의 핵심인 IAEA 사찰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물밑 접촉과정에서 미국 측에 전달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유다. 북·미 양국이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교집합을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 완료 시기를 트럼프 첫 임기가 끝나는 2021년 1월로 못 박고, 이를 김 위원장이 한 약속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다. 앞서 김 위원장도 문 대통령 대북특사단과의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할 준비가 됐다”며 처음으로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한 바 있다. 다소 뜬금없이 후속협상의 장소 중 하나로 IAEA 본부가 있는 ‘빈’을 지목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가장 중요한 협상 장소를 양측 간 접촉 없이 미국 측이 무작정 던졌 을리 없을 것이라는 추론에서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도중 “김정은으로부터 엄청난 서한을 받았다. 3일 전에 배달됐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기도 한다. 이 서한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통해 열흘 전에 받은 친서를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새 친서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약 후자라면 교착 국면에서도 양측이 꾸준한 접촉을 통해 치밀하게 기획한 결과물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종전선언 가시권..2차 北美정상회담 얼개 곧 드러날 듯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언급한 부분이다. 그는 첫 가동되는 ‘빈 채널’과 관련,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상 ‘종전선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여기에 내주 유엔총회 계기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제4차 방북(訪北), 그에 따른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주요 비핵화 이벤트들이 급물살을 타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합의한 4차 서울 회담까지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남북미 간 종전선언이 연내 가시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는 베일에 싸인 장소·시기 등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얼개도 조만간 그 모습을 드러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과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개인적 기반에서 볼 때 관계는 매우 좋다. 우리는 대화하고 있으며, 그도 나도 평온하다”고 각별한 관계를 부각했다.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11·6 중간선거를 불과 40여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국면 전환이 절실하다. 가뜩이나 겹 악재에 휩싸인 상황에서 그나마 공을 들여왔던 북·미 대화의 판까지 깨진다면 예상 밖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적절한 시점, 즉 10월 중순경 전격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외교적 성과를 전면에 내세울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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