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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는 북미간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을 위해 문을 열어주고 기반을 만드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며 “이제 그 단계뿐 아니라, 그 다음을 넘어서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간 사상 최초로 비핵화를 정식 의제를 올려놓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협상 재개 의지를 이끌어내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내온만큼 향후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실제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간 대화의 물길을 열기 시작해 이후 북미간 대화의 고비 고비마다 물길을 다시 트는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의 역할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발언을 통해서도 여러차례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또 정상회담 이튿날인 19일 노동당 청사에서의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조미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직접적으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대북특사단 파견 당시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미국 양쪽을 대표하는 수석협상가의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판문점선언’에서 명시한 뒤 추진해온 ‘연내 종전선언’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봤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제시한 비핵화의 폭이 상당히 크다”며 “북미가 만나서 문제를 풀어나가면 연내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