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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데일리와 만난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손학규 대표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대중의 공감대 형성 실패 △문재인 정부 비판과 대안제시 실패 △외연확장 실패 △소속 의원 활용 실패 △당 분열 가속화 등 실패를 거듭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떤 식으로든 거취를 표명할 때가 왔다”며 “손 대표 사퇴 후 혁신비대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돌아올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우선 23일 있었던 패스트트랙 추인을 위한 의원총회를 비판했다. 그는 “(김관영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는 오신환 사법개혁특위 위원의 사보임은 없다’고 말했다”면서 “(이를 번복한 것은) 표결 결과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될 것이다. 이건 정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옆에 설수록 바른정당계 심적갈등 심화”
이 의원은 이어 “패스트트랙은 하반기 정국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며 “거대 양당은 격렬하게 대치할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선거법 개정 때문에 민주당 편에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자동적으로 민주당 2중대가 될 것이고 우리당은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결국에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심적갈등은 심화될 것이다. 당 통합요소가 아닌 분열요소만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권의 ‘아킬레스건’을 자르는 큰 칼도 없었다”며 “이 부분은 늘 자유한국당의 몫으로 갔다”고 돌이켰다. 손 대표가 그간 채우지 못하고 비워둔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 역시 외연확장 실패의 결과라고 봤다.
여기에 의원 활용도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에서만큼은 뛰어난 실력을 보인다”며 “이런 분들에게 ‘정치적 비전·미션’을 줘야 한다. 하지만 상임위 위원으로만 한정돼 있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손 대표의 노력과 대중의 지지와는 괴리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孫 ‘바른정당계, 한국당행’ 주장은 가상현실”
그는 최근 손 대표가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손 대표는 지난 22일 바른정당계를 겨냥해 “개혁보수를 하겠다고 새누리당을 나온 사람들이 그때보다 더 퇴행적인 한국당과 손을 잡을 수 있느냐”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일축했다. ‘손학규 흔들기’의 최종목적을 한국당과의 통합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 의원은 “‘바른정당계가 한국당으로 갈 것인가’는 있지도 않은 가상현실”이라며 “반면 박주선 의원이 민주평화당과 통합을 모의하려다 언론에 공개된 것은 사실이다. 바른정당계의 한국당행 발언은 결국 손 대표의 물타기 발언이다”고 질타했다. 그는 “당 대표는 당 통합을 전제로 언행을 해야 한다”며 “오히려 분열을 부르고, 물타기 하고, ‘어차피 한국당 갈 사람이기 때문에 배척한다’는 건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손 대표가 발언한 ‘나 아니면 대안이 있느냐’ 발언도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그러는 손 대표는 대안이 있느냐”며 “본인이 결단을 내려주면 대안을 위한 논의가 활성화될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의원은 “손 대표가 ‘내가 할 수 있다’고 말을 하든지, 길을 열어주든지, 본인이 정말 물러나야 하는지에 대해 당원 뜻을 묻든지 정해야 한다”면서 “셋 중에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이리저리 먹을 거 있으면 몰려다니는 사람들이 손 대표 지지선언이나 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는 물론 복귀에 대한 생각이 없다. 하지만 때가 되면 의원들이 독일로 직접 찾아가 종용하지 않겠느냐”며 “시기는 추석 전, 8~9월이 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