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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여전히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없이 “검찰 기소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언급한 지도부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직후 홍영표 원내대표도 “대변인이 이야기한 수준이 당의 입장”이라고만 언급했으며 이해찬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이른바 ‘친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조차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의견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비문 진영에서는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되고 있다. ‘일단 지켜보자’며 신중론을 펴면서도 친문 진영을 의식한 듯 경찰 수사가 다소 ‘과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명백한 ‘이재명 흔들기’가 아니냐”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이 지사는 부패사범도 아니고, 미투도 아니지 않느냐”며 “경선과정에서 (문 대통령을)욕했다고 하는데 욕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경선을 치르냐”고 항변했다. 이 지사를 둘러싼 경찰의 수사가 ‘과도했다’는 것이다. 이어 “(민주당에서)이 지사는 지지층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는데, 이렇게 진보진영이 분열하는 것 같아 앞날이 걱정된다”며 “어떤 이견도 비판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의 ‘후폭풍’에 대해서는 내부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검찰 수사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당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는 ‘과대해석’이다. 폭탄맞았다고 할 정도로 난리칠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 사안이 친문·비문 갈등 속에서 잉태된 것을 모두가 안다”며 “친문 당원들의 공격에 노출되기 싫어서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 아니겠느냐”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다른 초선 의원은 “이 지사가 거짓말한 것으로 들통난다면 더 이상 정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와 직접 관련된 문제라면 통상적인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이 건은 우리가 수사결과를 지켜볼 필요도 없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 문제에 대해 조처를 하거나 후속 행동을 할 성격이 아니기에 검찰 수사를 지켜보거나 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