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욱 통계청장, 박사논문서 통계 관련 분석·언급 없었다

마르크스 관련 경제학 박사논문 입수해 분석
강신욱, 학술연구서비스서 원문 못 보게 요청
논문 내용·표절 검증 회피하기 위한 꼼수 지적
자본·노동자=착취·피착취 "착취론 적절" 주장
통계청 "답변드릴 내용 아니다…입장 없다"
  • 등록 2018-09-04 오후 6:20:22

    수정 2018-09-04 오후 7:42:13

이데일리가 입수한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의 ‘존 로머(John Roemer)의 분석적 마르크스주의 경제이론에 대한 연구’ 서울대 경제학 박사논문. 해당 논문은 현재 저작권자인 강 청장 요청으로 학술연구정보서비스를 통한 원문 열람이 불가능한 상태다. (사진=유태환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문재인 정부가 “통계 전문가”라고 주장해온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이 정작 학위논문에서 통계 관련 분석이나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권 입맛에 맞는 통계 작성을 위해 전문가도 아닌 청장을 임명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강 청장의 서울대 경제학 박사논문 ‘존 로머(John Roemer)의 분석적 마르크스주의 경제이론에 대한 연구’에서는 통계관련 분석기법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 청장 논문은 사회과학 연구방법론 중 통계로 대표되는 정량분석(quantitative analysis)이 아닌 정성분석(qualitative analysis)을 주요 연구방법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해당 논문은 현재 저작권자인 강 청장의 요청으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용하는 학술연구정보서비스에서 원문보기가 불가한 상태다. 이에 대해서도 “표절이나 논문 내용 검증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이 지난 8월 28일 오후 정부대전청사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제17대 통계청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계청)
한국교육학술원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51조(박사학위논문의 공표)에 근거해 무료로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게 국내 박사논문을 한국연구정보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해당 시행령은 ‘박사학위를 받은 자는 그 받은 날부터 1년 이내에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박사학위논문을 공표하여야 한다. 다만, 교육부장관이 그 공표가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한국교육학술원의 논문 온라인 원문 공개는 ‘교육 및 학술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제작·조사·수집하고 교육정보제공체제를 구축·운영해 교육 및 학술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인다’는 취지로 연구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차관급 고위공직자인 강 청장의 논문 비공개 요청은 이런 취지에 반하는 행동인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화에서 ‘검증을 피하려는 생각에서 한 행동 아니냐’는 질의에 “답변드릴 내용이 아니다. 입장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강 청장 스스로 선정한 해당 논문 주요 키워드도 통계와는 거리가 멀다. 그는 논문국문초록에 주요어(主要語)로 ‘로머, 분석적, 마르크스주의, 미시적 기반, 착취, 공유, 시장사회주의, 소유관계’를 꼽았다.

실제로 논문은 ‘공산당 선언’ 저자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의 착취론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학자 로머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가는 착취자이고 노동자는 착취당한다는 것이 마르크스 착취론의 가장 핵심적 명제”라며 “마르크스의 착취론이 잉여의 발생 메커니즘을 논증하는, 더욱 설명력 있는 이론체계라고 간주될 수 있는 이유는 노동력의 물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노동력의 재생산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본가와 노동자가 착취·피착취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마르크스이론이 현실의 양자 간 관계를 적절하게 반영했다고 평가한 셈이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강 청장은 임용부터 학위논문 비공개까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하고 있다”며 “학위논문이 통계와 관계없는 마르크스 관련 연구였기 때문에 공개를 거부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그 이유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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