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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같은 당 강효상 대변인이 지난 7일 각각 최고위원회의와 논평을 통해 한 말이다. 한국당은 이같이 지난달 28일 북한의 ICBM(대륙 간 탄도 미사일)급 도발 감행 뒤 ‘코리아패싱’(주변국들이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앞세워 연일 정부와 여당에 공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코리아패싱’에 집착하는 한국당 역시 ‘패싱’ 중인 사안이 있다.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공관병 갑질’이다.
홍 대표는 이날 같은 자리에서 “군 개혁을 명분으로 좌파 단체가 중심이 된 고발사건이 난무하면서 군 장성들을 여론몰이로 내쫓고 있다”며 박찬주 대장의 공관병 갑질을 여론몰이로 치부했다.
‘여론몰이’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것으로, ‘언론 플레이’를 국립국어원이 순화시킨 말이다. 즉 홍 대표의 바른정당을 향한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 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는 수준 낮은 발언 정도나 수식할 수 있는 말이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청년들이 겪는 장성들의 갑질에 갖다 붙일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
마치 공관병의 업무를 가사도우미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이다. 동시에 공관병에 대한 갑질이라는 본질적 문제 보다는 민간 인력 대체라는 곁가지에 대한 반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같은 발언에 대한 거센 비판이 나왔다.
한국당은 지난 2일 신보수주의를 이념가치로 내세운 혁신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 원리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 문민정부에서 군은 선출된 권력을 통해서만 그 정당성을 인정받고, 그 원칙에따라 우리나라 역시 대통령에게 군통수권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선출된 권력의 정당성은 자유한국당의 혁신선언문에 담긴 것처럼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한국당은 공허한 ‘신보수주의’ 이념정비에 앞서 혁신선언문에 담긴 내용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정비부터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