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공관병 갑질'… 패싱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7일 공관병 갑질에 "여론몰이" 비판
공관병 갑질 부인하는 '갑질패싱' 발언
혁신선언문엔 '모든 권력, 국민으로부터' 분명히 명기
한국당, 신보수주의 이념정비 전에 개념정비 필요
  • 등록 2017-08-08 오후 6:54:41

    수정 2017-08-08 오후 6:54:4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휴가를 마치고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코리아패싱’ 이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했다.”·“미국 조야에선 ‘코리아패싱’ 아이디어가 고개를 들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같은 당 강효상 대변인이 지난 7일 각각 최고위원회의와 논평을 통해 한 말이다. 한국당은 이같이 지난달 28일 북한의 ICBM(대륙 간 탄도 미사일)급 도발 감행 뒤 ‘코리아패싱’(주변국들이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앞세워 연일 정부와 여당에 공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코리아패싱’에 집착하는 한국당 역시 ‘패싱’ 중인 사안이 있다.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공관병 갑질’이다.

홍 대표는 이날 같은 자리에서 “군 개혁을 명분으로 좌파 단체가 중심이 된 고발사건이 난무하면서 군 장성들을 여론몰이로 내쫓고 있다”며 박찬주 대장의 공관병 갑질을 여론몰이로 치부했다.

‘여론몰이’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것으로, ‘언론 플레이’를 국립국어원이 순화시킨 말이다. 즉 홍 대표의 바른정당을 향한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 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는 수준 낮은 발언 정도나 수식할 수 있는 말이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청년들이 겪는 장성들의 갑질에 갖다 붙일 수 있는 표현이 아니다.

한국당의 이같은 인식은 비단 홍 대표에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 이종혁 최고위원 역시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무 장관이 하시는 말씀이 ‘우선 장관 공관병부터 민간으로 대처 하겠다’라고 했는데 각 군의 지휘관들 사택에 배치된 공관병을 전부다 민간 인력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이라며 “고위 군 지위자의 가사도우미는 각자가 수령한 국가의 급여로 가지고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마치 공관병의 업무를 가사도우미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이다. 동시에 공관병에 대한 갑질이라는 본질적 문제 보다는 민간 인력 대체라는 곁가지에 대한 반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같은 발언에 대한 거센 비판이 나왔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홍 대표 말에 동의하는 국민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홍 대표는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군 장성의 잘못을 감싸주려 여론몰이의 피해자로 둔갑을 시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정책위의장은 “참으로 어이가 없다”며 “자식을 나라 지키라고 군대에 보냈는데, 군 장성 식모살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의 심정을 홍준표 대표는 한번쯤 생각해보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지난 2일 신보수주의를 이념가치로 내세운 혁신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 원리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 문민정부에서 군은 선출된 권력을 통해서만 그 정당성을 인정받고, 그 원칙에따라 우리나라 역시 대통령에게 군통수권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선출된 권력의 정당성은 자유한국당의 혁신선언문에 담긴 것처럼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한국당은 공허한 ‘신보수주의’ 이념정비에 앞서 혁신선언문에 담긴 내용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정비부터 하길 바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승자는 누구?
  • 한라장사의 포효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