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2018]베트남銀 구조조정, 한국기업엔 현지 진출 기회

  • 등록 2018-03-23 오후 8:55:34

    수정 2018-03-23 오후 9:19:21

서재석 베트남 우리은행 부행장(왼쪽에서 첫째)이 23일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열린 제7회 국제금융컨퍼런스(IFC)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 부행장 오른쪽으로 신동민 베트남 신한은행 은행장과 홍성미 법무법인 광장 하노이사무소 변호사가 앉아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특별취재팀] 베트남에서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은행 구조조정이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등 양국 금융 협력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개최한 제7회 이데일리 국제금융컨퍼런스(IFC)에서다.

서재석 베트남 우리은행 부행장은 이날 ‘한·베트남 금융업 상호 협력 증진 방안 및 성공 전략’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베트남의 은행 체질 강화 과정에서 외국 자본에 의한 인수·합병이 더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 금융시장의 최대 현안은 은행 구조조정이다. 지난해 성장률(GDP 증가율) 6.8%를 달성하는 등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은행권에는 대규모 부실 자산이 쌓여있어서다. 베트남 국가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은행의 명목상 부실채권(NPL) 비율은 지난 2012년 4.2%에서 2016년 2.5%로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은행이 ‘문제여신’으로 분류한 사실상의 악성 채권까지 포함하면 실제 부실채권율은 8.9%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도 2011년부터 은행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M&A 등을 통해 정부 돈을 들이지 않고 부실 자산을 정리해 은행 건전성과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본 규제인 ‘바젤Ⅱ’를 2020년부터 전격적으로 도입하면서 자본 확충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홍성미 법무법인 광장 하노이사무소 변호사는 “베트남 금융시장의 은행은 포화 상태여서 앞으로 수년간은 신규 인허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최근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 규제를 완화해 이런 쪽에서 M&A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은행의 경우 애초 외국인이 지분을 최대 30%까지만 보유할 수 있었지만, 최근 법 개정에 따라 부실 은행은 정부 승인을 받아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시장에 풀린 구조조정 매물을 인수해 베트남 금융 시장에 뛰어들려는 한국계 은행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금융 당국 역시 한국이 20년 전 외환 위기를 겪으며 은행을 대거 구조조정 했던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하는 기류가 강하다. 정부는 경험을 공유해 두 나라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민간은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 진출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베트남 하노이 시내 전경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민간 기업의 현지 진출 성패를 가를 관건은 전략과 투자 그리고 성과를 기다리는 인내다. 신동민 베트남 신한은행 은행장은 “베트남에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아닌 신용 대출 등 소매 금융을 하려면 신용도 관리가 매우 중요한 만큼 상당히 많은 시간과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소매 금융 시장이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하는 것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 은행장은 베트남 현지에서 12년을 일한 금융권의 내로라하는 현장 전문가다. 과거 한국계 은행이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나 교민을 상대로 영업을 했다면, 앞으로 외형 성장을 위해선 빠르게 커지는 현재 신용 대출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고유의 전략과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베트남의 경우 베트남 중앙은행이 보유한 4대 국유 상업은행이 전체 금융 자산의 45.4%, 주식회사 형태의 은행이 40.3%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 등 100% 외국계 은행은 자산 규모가 전체의 9.7%로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은행의 수익성 평가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2016년 현재 2.8%를 기록하고 계속 우상향하는 등 한국(작년 기준 NIM 1.63%)보다 수익성은 훨씬 나은 편이다.

신 은행장은 “최근 유럽계 은행이 베트남에서 많이 철수했지만, 아시아계는 여전히 진출이 활발한 편”이라며 “흔히 제조업 분야에서 강점으로 꼽는 베트남의 양질의 노동력, 풍부한 인구 등은 금융 산업에서도 이 나라에 투자하는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IFC특별취재팀 김영수 부장, 문승관 차장, 김경은·박일경·박종오·전재욱·전상희·유현욱 기자(금융부), 노진환·신태현 기자(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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