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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재계 각계 인사들은 ‘세계경영’을 앞세운 공격적인 경영으로 대우그룹을 재계 2위로 키워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이렇게 기억하며 추모했다.
지난 9일 향년 83세 일기로 세상을 떠난 김 전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은 하루 종일 옛 대우그룹 관계자들과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재계 인사들은 1990년대 해외 시장 개척을 기치로 선언한 ‘세계경영’에 앞장섰던 고인에 대한 존경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베트남과 우주베키스탄 등에 대우가 먼저 나가 기틀을 잡아 롯데도 쉽게 기틀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진국 기업들이 진출을 주저하던 지역에서 거침없이 사업을 벌여 ‘신흥국 출신 최대의 다국적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대우그룹이 있었기에 오늘날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해외진출에 힘쓸 수 있었다는 의미다. 김 전 회장은 1998년 말 현지법인 396개를 포함해 해외 네트워크 589곳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회사를 키웠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과거에 압축성장 시대에 대표적인 경영인으로 경제를 빨리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젊을 때 누구보다 박력 있게 일했고, 좋은 회사들이 당시에 많이 있었는데 일시적으로 참 무너져서 안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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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시작과 함께 각계에서 보낸 조화와 근조 화환들도 속속 빈소 주위를 채워갔다. 빈소 내실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특히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함께 빈소에 1시간 이상 머무르며 유가족을 위로했는데 고인과 배우자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과 골프로 친목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그룹을 경영하던 시기에는 골프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그룹 해체 이후 부인의 권유로 처음 골프채를 잡아 건강을 되찾는 데 큰 힘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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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빈소에는 대우그룹 해체 후 뿔뿔히 흩어졌던 ‘대우맨’들이 총집결해 ‘의리’를 보여줬다. 2009년 김 전 회장을 중심으로 모여 설립한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장례 절차 전반을 맡았다. 대우맨 출신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비롯해 이경훈 전 대우 회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 장병주 전 ㈜대우 사장, 장영수·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우자동차 노조 위원장 출신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계 인사도 조문했다. 대우그룹은 41조원 규모 분식회계로 불미스럽게 해체됐지만, 몸담았던 대우맨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는 당시 어깨를 나란히 했던 삼성과 현대 등 다른 그룹보다 높기로 유명하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전을 탱크처럼 견고하게 만든다는 ‘탱크주의’로 전성기를 이끌었던 배순훈 전 대우전자 사장은 “김 전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 이렇게까지 발전하는 동력을 제공한 분”이라며 “IMF 때 정부와 잘 타협했으면 해체까지 안해도 됐을 텐데 그 공로를 세상 사람들이 별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우맨들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리틀 김우중’을 양성하는 일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의 마지막 사장이자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인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중심으로 김 전 회장 주변인들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해외 청년 사업가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세계경영회는 현재 회원 4700여명, 해외 지회 37개소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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