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에 쏠린 눈…태양광·풍력업계 기대와 우려 교차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전북 군산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소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에 총 4GW 규모 태양광·풍력 발전단지 조성계획을 밝히며 관련 업계에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흐른다. 반면 입찰 방식 등 세심한 사업계획 수립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자칫 외국계 기업들만 배불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을 선포하고 새만금 내 2020년까지 2.8GW 규모 태양광 발전단지와 0.2GW 규모 풍력 및 연료전지 발전단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또 새만큼 외측에 2026년까지 1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로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새만금 태양광 발전단지는 원자력발전소 3기 규모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인만큼 한화와 OCI(010060) 등 태양광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이 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한화그룹 내 태양광 발전 EPC 업체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 등이 있으며 OCI 역시 EPC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중 한화의 경우 한화큐셀코리아가 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인 셀·모듈을 생산하고 있어 수혜를 함께 누릴 가능성도 크다. 한화큐셀코리아는 셀·모듈 각각 3.7GW의 생산능력을 갖춘 진천공장을 국내에 두고 있다.

다만 이번 조성계획은 군산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태양광 발전단지 역시 중소 태양광 EPC업체들에게 나누어 맡길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이미 국내 태양광 발전 시장은 산이 많은 입지 조건과 주민 반발에 따른 인·허가 어려움 등으로 그동안 10MW 단위의 작은 태양광 발전단지가 주를 이뤄왔으며, 중소 태양광 발전업체들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간접적으로 오히려 중국 셀·모듈 업체들에 수혜가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EPC 업체가 행여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셀·모듈을 사용한다면 표면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중국업체들이 이익을 가져가는 좋지 않은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내 셀·모듈은 효율 측면에서 중국 제품 대비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번 새만금 사업에서 EPC 업체 뿐 아니라 주요 부품 역시 국내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세심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034020)과 유니슨(018000)으로 대표되는 국내 풍력업체들 역시 유사한 우려감이 흐른다. 글로벌 시장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국내 태양광 발전 업체들과 달리 국내 풍력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주자에 속한다. 국내 수주 실적은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 되는만큼, 이번 새만큼 풍력발전단지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이미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정책’으로 오히려 외국 풍력업체들만 배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흘러나온 마당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00%였던 국내 풍력 설비 국산 비율은 올해 9월 30%까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사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풍력사업에 완전히 손을 뗐고 최근 효성 역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황이다.

한 풍력업계 관계자는 “이번 새만금 사업 역시 외국 기업들에게 오히려 국내 시장을 내어주는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른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전세계 각국들은 보조금 또는 시설투자 관련 금융지원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잇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우리 정부에 지속 지우너을 요청하고 있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