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40% 급락…한국경제 유가 폭락에 미끄러지나

40달러 중반대 급락한 국제유가
두달 전 연고점 대비 40% 폭락
갑작스런 低유가, 수출 악재될라
"세계경기 둔화 우려 점점 커져"
  • 등록 2018-12-19 오후 7:23:52

    수정 2018-12-20 오후 11:02:38

미국 텍사스주의 한 지역에 위치한 원유 시추기.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예기치 못한 국제유가 폭락이 한국 경제의 돌발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유가는 최근 두달여 만에 무려 40% 떨어졌다.

원유수입국인 한국 입장에서 유가 하락은 ‘굿 뉴스’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너무 큰 폭 내릴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수출 단가가 떨어지며 수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이다. 유가 폭락이 세계 경기 둔화를 반영하고 있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갑작스런 低유가, 수출 악재 우려

19일 한국석유공사와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7.30% 하락한 배럴당 46.24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8월30일(45.96달러) 이후 거의 1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50달러가 깨진 이후 하루 만에 40달러 중반대까지 내린 것이다.

이 정도 폭락은 당초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WTI 가격은 연고점이었던 10월3일(76.41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39.48% 급락했다.

같은날 2월물 브렌트유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62% 하락한 배럴당 56.26달러에 마감했다. 두달여 전인 10월 초 대비 34.80% 내렸다. 국내 수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도 마찬가지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57.21달러에 마감했다. 전거래일 대비 낙폭은 2.90%. 10월 초(84.44달러)와 비교하면 32.25% 급락했다.

유가는 너무 내려도 문제고, 너무 올라도 문제다. 예상을 벗어난 갑작스러운 저유가는 더 반갑지 않다. 금융시장과 경제계는 적정한 유가 수준, 이른바 ‘스위트 스폿(sweet spot)’을 배럴당 50~60달러로 보고 있다. 현재 유가는 적정 수준을 하회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정책당국이 특히 주목하는 건 유가 흐름이 수출에 미칠 영향이다. 불과 몇 년 전인 2014~2016년 당시 유가 폭락장과 함께 수출이 고꾸라졌던 경험 때문이다. 저유가로 기업의 생산 부담은 줄었지만, 수출 단가가 하락한 정도가 더 컸던 것이다. 2015년 말~2016년 초 월 수출 감소율은 -20%에 육박했다. 2016년 1월에는 19.6% 감소했다. WTI 가격이 20달러대(2016년 1월20일 배럴당 27.88달러)까지 곤두박질했던 때다. 직전 달인 2015년 12월의 경우 -14.3%였는데, 이때는 유가가 30달러대로 떨어졌다.

최근 수출 호조인 것은 지난해 초부터 유가가 반등한 영향이 작지 않았다. 지난해 초부터 50~60달러대로 올라서자, 수출 전선도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지난해 1월 수출 증가율은 11.0%까지 상승했고, 이후 9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세계경기 둔화 우려 점점 커져”

기름값 하락세가 세계 경기 둔화를 암시한다는 점도 반갑지 않은 신호다. 미국 CNBC가 경제·금융 전문가 48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11명(23%)은 12개월 내에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 지난 설문조사(19%)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우려가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국채금리가 연일 내리는 것도 경제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23bp(1bp=0.01%포인트) 하락한 2.8142%에 마감했다. 지난 5월29일(2.7765%) 이후 최저치다. 서울채권시장 분위기도 비슷했다. 19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9bp 내린 1.932%에 마감했다. 2016년 11월10일(1.819%) 이후 2년1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좋은 게 하나라도 있을까 하는 게 요즘 시장 분위기”라면서 “호재는 찾기 힘든 반면 악재에는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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